글로벌 투자은행 SK하이닉스 주식 스와프 거래 비용 낮춰, 레버리지 거래 줄어든 영향

▲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가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투자은행이 SK하이닉스 한국 주식에 레버리지로 투자하려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요구하는 비용을 크게 낮췄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인공지능(AI) 관련 종목 주가 하락으로 SK하이닉스 레버리지 투자 수요가 줄면서 주식 투자 위험도가 완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20일 블룸버그는 익명의 취재원 발언을 인용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씨티그룹 및 골드만삭스, JP모간체이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 다수가 최근 고객에 SK하이닉스 한국 주식에 스와프 투자를 할 때 미국 무위험 지표금리(SOFR)에 150~300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를 더한 수준의 비용만 제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무위험 지표금리는 신용 리스크나 유동성 리스크가 최소화된 이론적 투자 수익률을 의미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무위험 지표금리는 최근 3.50~3.69%로 나타났다.

주식 스와프 투자는 거래소가 아닌 매매 당사자끼리 직접 진행하는 장외 파생상품의 일종으로 정해진 조건에 따라 자산이나 부채를 교환하는 계약을 말한다. 주식을 실제 매수하지 않아도 주가 변동으로 인한 시세 차익 등 주식을 소유했을 때 얻는 경제적 이득을 그대로 가져가는 구조다.

투자은행은 두 달 전엔 더 많은 비용을 요구했다. 

6월 중순 일부 은행은 SK하이닉스 신규 스와프 거래나 만기 연장을 원하는 고객에게 무위험 지표금리보다 1천 bp 이상 높은 금리를 요구했다. 

블룸버그는 “일부 은행은 SK하이닉스 스와프 거래를 거절했던 고객에게 다시 거래를 적극 제안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주요 투자은행이 SK하이닉스 주식 스와프 투자를 하려는 금융기관에 거래 비용을 낮춘 배경으로 특정 종목에 과도한 쏠림이 완화됐다는 점이 꼽혔다.

레버리지를 활용해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에 베팅하던 투자자가 7월 들어 비중을 일부 줄이면서 투자은행은 SK하이닉스 투자 관련 위험이 낮아졌다고 봤기 때문이다.

한국 코스피는 7월 한 달 동안 22% 하락해 2008년 10월 이후 가장 큰 월간 낙폭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합산 비중은 약 50%에 이른다.

투자은행은 특정 종목 비중이 과도하게 집중되면 주식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자금조달 비용이 커질 수 있고 SK하이닉스 주가 변동에 따른 위험 노출도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SK하이닉스가 지난 7월10일 미국에서 주식예탁증서(ADR)를 발행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주식예탁증서는 기업 주식을 미국 현지 예탁 은행에 보관하고 그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증서를 주식처럼 거래하도록 만든 증권을 말한다.

해외 투자자로서는 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대신 미국 시장에서 SK하이닉스 예탁증서를 매수할 수 있는 선택지가 생겼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블룸버그는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최근 아시아 지역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인용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기관투자자는 기술주나 경기 순환주 대신 경기 방어주 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