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영 에너지 기업 '에스콤'이 남아공 음푸말랑가주에 보유한 켄달 석탄화력발전소 굴똑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25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에너지 기업 '에스콤'이 자사의 석탄발전소에 대기오염 물질 저감 장비를 설치하는 것이 경제성이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에스콤은 남아공 국영 발전 기업으로 노후화된 발전소들을 대량 보유하고 있어 대기오염물질인 이산화황을 전 세계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이 배출하고 있다. 남아공 정부내 만성적 부정부패와 막대한 부채 문제로 재정난을 겪고 있어 설비 현대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2010년 세계은행이 나서 저금리로 37억5천만 달러(약 5조3천억 원)를 대출해줬고 세계 최대 규모의 석탄발전소인 '메두피 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었다. 당시 대출 조건은 석탄 연소로 발생하는 이산화황 배출을 저감할 장비를 설치하라는 것이었다.
이산화황은 산성비의 원인이 되는 물질로 인간이 흡입하면 기관지염, 천식 등 각종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 직접적인 온실 효과는 없는 물질이나 식물과 접촉하면 엽록소를 파괴해 이산화탄소 흡수를 방해한다.
에스콤은 이날 자사가 보유한 메두피 발전소에 습식 배기가스 탈황 장비를 설치해 운영하는 비용이 약 3830억 랜드(약 34조 원)에 달해 실질적으로 경제적 가치가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반면 석탄 사용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상쇄하기 위해 지역사회에 청정 조리 장비를 공급하는 비용은 51억 랜드(약 5600억 원)에 불과해 비용 면에서 훨씬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에스콤은 2021년에 세계은행과 협의해 재정난과 운영상의 어려움의 이유로 이산화황 저감 장비 설치 시점을 2025년에서 2027년으로 연기한 바 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발표한 이유는 경제성이 없다는 것을 근거로 장비 설치 약속을 아예 철회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에스콤은 블룸버그의 문의에 "장비 설치는 대출 계약 조건"이라며 "계약 조건에서 벗어나는 사항은 대출 기관과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은행은 블룸버그의 논평 요청에 답변을 주지 않았다.
현재 에스콤은 해당 연구 결과에 관해 대중 의견 수렴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에스콤이 발표한 연구 결과가 심각하게 왜곡됐다고 지적했다.
라우리 밀리비르타 핀란드 '에너지 및 청정대기연구센터(CERA)' 수석 분석가는 블룸버그를 통해 "에스콤 연구진은 인구 밀집 지역을 모두 연구에서 제외했다"며 "배기가스 탈황의 효과가 심각하게 과소평가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산화황 저감 효과는 실제로는 에스콤이 내놓은 결과보다 30배 이상을 훨씬 웃돌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