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칠성음료에서 15년째 위스키 브랜드를 맡고 있는 김주하 과장은 회사에서는 말이 거의 없는 '극 I' 마케터다. 그런 김 과장은 스카치블루를 젊은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해 직접 '캡틴블루'로 변신해 카메라 앞에 섰다. <비즈니스포스트>
7일 서울 송파구 롯데칠성음료 사무실에서 만난 김주하 롯데칠성음료 과장은 '캡틴블루' 프로젝트를 시작하던 반 년 전 자신에게 한마디를 해준다면 무엇이라고 하겠느냐고 묻자 망설이지 않고 이렇게 대답했다.
캡틴블루는 롯데칠성음료의 위스키 '스카치블루' 브랜드 담당자인 김 과장이 직접 캐릭터로 등장해 직장인의 일상과 애환을 숏폼 콘텐츠로 풀어내면서 자연스럽게 제품을 알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프로젝트다. 스카치블루를 젊은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해 시작됐다.
김 과장은 스스로를 두고 회사에서 일할 때 말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300% I(내향형)' 성향의 마케터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직접 카메라 앞에 섰다. 익숙한 방식으로는 '스카치블루'를 새로운 소비자에게 알리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SNS 콘텐츠를 위해 애니메이션 캐릭터 복장을 입고 우스꽝스러운 안경을 쓰며 망가지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내향형 성향을 가진 마케터로서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테다.
"주변에서도 인스타그램을 보면 어떻게 그 성격으로 이런 걸 하느냐고 물어요."
▲ 김주하 롯데칠성음료 과장은 회사의 위스키 브랜드 스카치블루가 젊은 소비자에게 다가갈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직접 SNS 콘텐츠의 주인공으로 나섰다. <비즈니스포스트>
코로나19를 거치며 국내 위스키 소비의 중심이 유흥가에서 가정으로 옮겨갔지만 성장의 중심에는 글로벌 위스키 브랜드가 있었다. 유흥시장에서 전성기를 보낸 스카치블루로서는 젊은 고객을 새롭게 끌어들이는 일이 필요해졌다.
"스카치블루는 많은 분들이 이름은 알지만 어떤 브랜드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맛이나 품질에는 자신이 있지만 맛있어 보이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주지 못해 손이 잘 가지 않는 브랜드가 된 것 같았어요."
1년 전 제품 디자인을 바꾸고 라인업을 넓혔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큰 광고를 하기에는 예산에도 한계가 있었다.
그가 떠올린 방법은 브랜드 담당자가 직접 소비자 앞에 나서는 것이었다.
롯데칠성음료는 SNS를 통해 브랜드를 홍보하자는 취지에서 외부 크리에이터 그룹 '블루스카우터'를 운영해왔다. 김 과장은 "브랜드 담당자도 같이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SNS 계정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후 숏폼 콘텐츠 전문기업 숏만연구소가 애니메이션 드래곤볼에 등장하는 도구 '스카우터'에서 착안한 파격적 캐릭터를 제안하면서 캡틴블루가 탄생했다.
▲ 캡틴블루의 숏폼 영상 콘셉트. <캡틴블루 인스타그램 갈무리>
"콘셉트를 처음 보자마자 '이게 뭐야, 미쳤는데'라고 했어요. 그런데 재미있을 것 같았고 못할 것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반응은 예상보다 빨랐다.
캡틴블루 계정의 세 번째 영상은 조회 수 100만 회를 넘겼고 좋아요도 1만 개 가까이 달렸다. 김 과장은 이 영상 하나만으로 팔로워 약 3천 명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SNS에서의 관심은 실제 구매로 이어졌다.
롯데칠성음료는 GS25 스마트오더(온라인 주문·점포 수령 서비스)에서 스카치블루 기획전을 진행했는데 행사 시작 약 2주 만에 예상보다 주문이 크게 늘었다. 준비해둔 재고와 물류 처리량을 넘어서는 주문이 들어오면서 일시적으로 품절되기도 했다.
스카치블루 제품 2종은 행사 기간 GS25 스마트오더 위스키 판매 순위 1위와 2위에 올랐다. 애초 한 달로 예정됐던 행사도 한 달 더 연장됐으며 전체 판매량은 회사가 예상했던 것보다 2배 이상 많았다.
▲ 김주하 롯데칠성음료 과장은 캡틴블루 활동을 통해 직접 소비자 접점을 넓혔다. SNS에서 시작된 관심은 조회 수 증가와 실제 구매로도 이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다만 행사 종료 이후에도 가정 판매가 이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변화 가능성을 보고 있다.
"예전에는 위스키 마니아들이 스카치블루를 평가하는 콘텐츠가 대부분이었다면 프로젝트 이후에는 평소 위스키를 깊게 즐기지 않던 분들이 '이런 게 있더라', '마셔보니 맛있더라'고 올리는 경우도 보여요. 신규 고객이 조금은 유입되지 않았나 싶어요."
캡틴블루는 김 과장 개인의 마케팅 방식도 바꿨다.
그는 직접 영상을 기획하고 소비자 반응을 경험하면서 콘텐츠를 숫자로만 보는 것과 직접 만들어보는 것은 차이가 크다고 했다. 인플루언서와 협업할 때도 제품만 전달하기보다 해당 채널에서 어떤 방식으로 풀어내야 할지를 함께 고민하게 됐다.
캡틴블루를 시작한 뒤 자신에게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을 묻자 김 과장은 "자신감"이라고 답했다.
"뭐든 직접 해보면 별거 아닌데 해보고 안 해보고의 차이는 커요. 잘못되면 그때 가서 고치면 되죠."
이런 경험은 앞으로 스카치블루 마케팅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 과장은 올해 캡틴블루를 통해 새로운 방식의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내년에도 구체적 내용은 달라질 수 있지만 비슷한 방향의 활동을 이어가는 방안을 팀 내부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캡틴블루를 지켜본 다른 브랜드 담당자들 사이에서도 "우리도 이런 걸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아직 회사 차원의 확산을 논의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한 명의 브랜드 담당자가 직접 카메라 앞에 선 실험이 롯데칠성음료 내부에도 새로운 마케팅 방식에 대한 질문을 던진 셈이다. 조성근 기자








![[오늘Who]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흑자전환 앞당기나, 전지박 좋은데 과제는 동박 수율 높이기](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610/20261008153444_221051.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