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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물가, 정부 요금인하 정책, 알뜰폰 확산이 맞물리며 이동통신 3사가 저가 요금제를 중심으로 가입자 확보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통신 요금제 개편과 저렴한 통신비를 찾아 알뜰폰으로 이동하는 수요까지 맞물리며 가입자 확보를 위한 통신사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9일 통신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부총리 겸 장관은 이날 이동통신 3사 사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정부의 기본통신권 정책 추진에 통신 3사가 적극 협력해달라 요청했다.
배 부총리는 이날 간담회에서 “통신은 국민 생활과 국가 경쟁력의 핵심 기반인 만큼, 통신 산업이 민생 안정과 인공지능 시대 국제적 지도력 강화에 기여하는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과기정통부는 같은 날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전담 조직’을 통해 마련한 통신 요금제 개편 방향을 밝혔다.
통신 3사의 LTE와 5세대 이동통신 데이터 요금제에 데이터 소진 이후에도 추가 요금 없이 최소 속도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이터 안심 옵션(QoS)'을 도입키로 했다.
또 만 65세 이상에 음성·문자 제공량을 확대하고, LTE와 5세대 이동통신 요금제를 통합·간소화하고, 자동으로 연령별 추가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는 물가 상승에 따른 가계 통신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과기정통부는 통신 요금제 개편 방향을 발표하면서 데이터 안심 옵션 적용으로 약 717만 이용자가 혜택을 받아 데이터 초과 사용 비용 절감과 요금제 하향 고려 시 연간 약 3221억 원의 통신비 절감 혜택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신사업자연합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세계적으로 봤을 때 우리가 저렴하다고 생각하는 국가들의 요금제 테이블과 비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요금제 정책은 고물가 영향으로 저렴한 통신비를 찾아 알뜰폰으로 이동하는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흐름과도 맞물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알뜰폰 가입자 규모는 2021년 193만 명에서 2022년 197만 명, 2023년 286만 명, 2024년 302만 명, 2025년 364만 명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 (왼쪽부터) 정재헌 SK텔레콤 사장,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박윤영 KT 사장,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이 9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통신 3사는 저가 요금제 브랜드와 온라인 전용 상품을 앞세워 대응에 나서고 있다. 단순한 가격 인하를 넘어 특정 소비층을 겨냥한 맞춤형 전략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양상도 뚜렷하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 자급제 단말기 이용자를 겨냥한 앱 기반 무약정 요금제 ‘에어’를 출시하며 젊은층과 합리적 소비 성향의 이용자 공략에 나섰다. 약정 부담 없이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구조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부각하고 있다.
KT는 2024년 선보인 온라인 전용 무약정 요금제 ‘요고’를 중심으로 시장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커피·편의점 등 생활 밀착형 혜택을 강화하며 단순 요금 경쟁을 넘어 생활형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2023년 출시한 저가 요금제 브랜드 ‘너겟’을 앞세워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서비스와 결합한 구독형 혜택을 확대하며 가격 대비 체감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제도 변화도 통신 3사의 경쟁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오는 9월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이 시행되면 통신사는 가입자의 이용 패턴을 분석해 최적 요금제를 안내해야 한다. 이에 따라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이 늘어나면서 통신사 간 요금 경쟁은 한층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요금에 민감하고, 디지털 플랫폼 사용에 익숙하며, 통신사들의 각종 혜택이 불필요한 고객을 중심으로 저렴한 알뜰폰으로 가입자 이동이 나타나고 있다”며 “통신 3사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저가형 다이렉트 요금제를 출시하며, 가입자 이탈 방어와 매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