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수익성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임금협상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새로운 부담으로 떠오르고 있다.

홍 대표는 지난해 희망퇴직에 따른 기저효과와 비용 효율화에 힘입어 올해 영업이익 1조 원대 회복을 바라보고 있지만, 실적 개선에 따른 노조의 강한 임금인상 요구에 직면한 상황이다.

▲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영업이익 1조 원대 회복을 앞둔 가운데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와 갈등을 빚으면서 신사업 투자 재원 확보와 직원 보상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홍 대표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신사업 투자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면서도, 직원들의 임금 인상 요구에 부응하는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통신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LG유플러스 노사는 오는 6일 중앙노동위원회 2차 조정회의 개최를 앞둔 가운데 여전히 임금 인상률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가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한 것과 달리 LG유플러스는 통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교섭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유플러스지부·LG유플러스노동조합·한마음지부로 구성된 회사 노조 공동교섭단은 지난 10월22일 제13차 본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사측은 경쟁사보다 높은 인건비 비중과 AI 데이터센터 등 미래 성장사업에 필요한 투자 부담을 근거로 3.9% 임금 인상안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노조는 당초 임금 8% 인상과 영업이익의 30%에 해당하는 성과급 지급을 요구했지만, 최근 성과급 요구를 제외하고 임금 인상률도 5%로 낮췄다.

노조는 LG유플러스가 2010년 LG텔레콤·LG데이콤·LG파워콤 합병 이후 임금협상에서 합의한 최저 인상률이 4%였다며, 이번에 3.9% 인상안을 받아들이면 앞으로 3%대 인상률이 관행으로 굳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특히 사측 인상안에는 개인별 성과평가에 따른 차등 임금 인상분이 포함돼 있어 직원들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인상률은 3.9%보다 낮다고 주장하고 있다.

3개 노조는 11월2일부터 서울 용산사옥에서 공동 피케팅 시위에 나섰으며, 4일에도 점심시간을 이용해 사측의 인상안 규탄 집회를 열었다.

오는 6일 중앙노동위원회 2차 조정회의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해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노조는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하게 되며,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LG유플러스 노조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1차 조정 때는 노사 간 입장만 확인했다”며 “2차 조정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 LG유플러스 노사가 올해 임금 인상률 3.9%와 5%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6일 중앙노동위원회 2차 조정회의 결과에 따라 갈등이 파업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연합뉴스>


노사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LG유플러스의 실적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9813억 원, 영업이익 2976억 원, 순이익 1831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0.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84.1%, 순이익은 272.8% 증가했다.

특히 3분기 별도기준 인건비는 346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0% 감소했다. 지난해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인건비가 반영됐던 기저효과와 사업 구조 효율화가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도 9144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8921억 원을 이미 넘어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회사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1508억 원이다. 2022년 이후 4년 만에 영업이익이 1조 원대로 회복되는 것이다.

이 같은 실적 회복은 홍 사장에게 경영 성과인 동시에 노사 협상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희망퇴직 이후 인건비 부담이 줄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만큼 경영 성과를 직원들과 나눠야 한다는 노조의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 사장은 AI 데이터센터 등 신사업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점에서 인건비 증가를 신중하게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LG유플러스는 경기 파주에 수전용량 200M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으며, 2028년까지 4개 동을 순차적으로 가동한다. AIDC 투자 확대에 따라 올해 3분기 별도기준 설비투자액도 569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1% 증가했다.

LG유플러스 사측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조속히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