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재진이 8월10일 중국 베이징 스징산구에 있는 휴머노이드 데이터 훈련센터에서 작업 모습을 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휴머노이드 경쟁 초점이 하드웨어 성능에서 인공지능 ‘두뇌’에 기반한 작업 수행 능력으로 옮겨가 현대자동차그룹 보스턴다이나믹스로서는 엔비디아와 협력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휴머노이드 기업 다수가 달리기와 공중제비 등 하드웨어 경쟁을 넘어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 개발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로봇 관련 인공지능 기업이 유치한 투자는 322건으로 935억 위안(약 18조8900억 원)에 달했다. 금액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배 증가한 규모다.
중국 휴머노이드 제조사가 로봇의 성능과 부가가치를 좌우할 소프트웨어의 경쟁력까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앞서 나가려는 의지로 읽힌다.
컨설팅 업체 젠젠랩스의 더멋 맥그라스 설립자는 로이터에 “중국 휴머노이드 개발사는 하드웨어가 아닌 두뇌에서 이윤을 창출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중국 휴머노이드 기업은 몸체인 하드웨어 생산 측면에서는 이미 세계 시장을 선점한 것으로 평가된다.
제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부품 생태계를 장악해 휴머노이드 몸체를 대량 생산하기에 수월한 환경을 갖췄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DC가 지난 9월29일 펴낸 보고서를 보면 올해 상반기 세계 휴머노이드 출하량 2만5천 대 가운데 아지봇과 유니트리를 비롯한 중국 업체의 생산 비중은 95%를 웃돌았다.
유니트리를 비롯한 중국 휴머노이드 제작사는 그동안 하드웨어 양산 역량을 앞세우며 세계 시장에서 판매 성과를 거뒀는데 향후 소프트웨어 경쟁력까지 갖출 공산이 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로봇 산업은 미리 짜인 명령에 의존하는 단순한 동작에서 벗어나 실제 환경에서 학습과 적응력을 요구하는 정교한 능력으로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중국 휴머노이드 개발에서 중심축의 이동은 현대차 보스턴다이나믹스에도 경쟁 압박을 키울 요소로 꼽힌다.
보스턴다이나믹스를 비롯한 미국 휴머노이드 업체는 그동안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산 고성능 반도체에 기반해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앞서고 있었는데 그 격차가 좁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중국이 정부 주도로 휴머노이드용 인공지능 모델 개발에 힘쓰고 있다는 점도 경쟁력 강화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당국은 지난 3월13일 발표한 경제·사회 발전 청사진인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에서 인공지능이 로봇을 통해 현실을 인식하고 행동하도록 하는 ‘체화 지능’을 미래 핵심 산업으로 제시하며 투자 의지를 밝혔다.
▲ 현대차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가 9월21일 개소한 미국 조지아주 로봇 학습 센터(RMAC)에서 부품을 집어 들고 있다. <보스턴다이나믹스>
블룸버그는 “중국 기업들이 하드웨어 기술력을 과시하는 동안 미국 경쟁사들은 두뇌 경쟁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면서도 “중국 정부는 로봇 두뇌를 맡을 인공지능 모델을 훈련하는 데이터 수집 시설 구축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로봇용 인공지능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CBS에 따르면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는 엔비디아의 첨단 반도체를 활용한 인공지능 시스템을 기반으로 작업을 학습하고 있다.
현대차의 방식은 엔비디아 기술에 기반해 4천 대 이상의 디지털 아틀라스를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훈련한 뒤 학습 결과를 실제 로봇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개별 휴머노이드 한 대가 학습한 기술을 전체 아틀라스에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지난 9월21일 미국 조지아주 공장(HMGMA)에 아틀라스를 학습시키기 위한 센터(RMAC)를 개소했다.
여기서 부품 분류를 비롯한 자동차 생산 공정을 학습해 2028년 HMGMA에 아틀라스를 본격 투입할 예정이다. 이에 엔비디아와 협업해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는 작업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 또한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공급에서 로봇용 인공지능 공급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어 현대차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월8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본사를 방문해 “우리는 인공지능과 현대차그룹의 모빌리티 전문성을 결합해 미래를 바꾸려 한다”며 “로보틱스의 미래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기업 테슬라도 휴머노이드 경쟁 선두권으로 꼽힌다. 그런데 블룸버그에 따르면 테슬라는 휴머노이드 옵티머스에 스페이스X의 인공지능을 탑재해 두뇌 역할을 맡길 예정이다.
스페이스X와 테슬라 모두 일론 머스크가 CEO를 맡고 있어 사실상 휴머노이드 두뇌를 자체 개발하는 모양새다.
결국 현대차로서는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인공지능 모델 투자를 늘리는 중국 휴머노이드 업체나 두뇌를 직접 개발하는 테슬라와 경쟁하려면 엔비디아와의 협업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플레이터 보스턴다이나믹스 전 CEO는 CBS뉴스와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는 로봇 경쟁에서 승리를 목표로 삼고 있다”며 “기술적으로는 우리가 여전히 선두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투자 규모 때문에 뒤처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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