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윌리엄 노드하우스 예일대 교수가 201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 당시 수상 기념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노벨상 위원회 유튜브>
3일(현지시각) 블룸버그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기후 경제학'을 창시한 경제학자 윌리엄 노드하우스 미국 예일대 교수가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노드하우스 교수는 기후변화의 경제적 영향을 최초로 정량 분석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그는 1970년대에 처음으로 탄소 배출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정량적으로 환산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지금도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적 영향을 분석하는 각종 연구뿐 아니라 각국 탄소 규제의 이론적 기반이 되고 있다.
노드하우스 교수는 2000년대 초반에는 탄소 배출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환산해 기업들에 책임을 물리는 '탄소세'의 개념을 제안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노드하우스 교수가 제안한 탄소세는 '보수 진영의 기후 해결책'으로 여겨지며 미국 공화당의 지지를 받기도 했다.
사라 카프닉 JP모간 체이스 글로벌 기후 자문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노드하우스 교수는 기후변화를 경제 모델에 반영하는 방법을 보여준 분야의 선구자였다"며 "우리 모두가 이 같은 문제를 계속 연구하고 물리적 세계를 경제적 관점에서 이해해 의사결정에 활용하도록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주요 외신들은 노드하우스 교수의 유산이 화석연료 종식을 끌어낼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의 개최국인 브라질은 노드하우스 교수의 별세가 알려진 날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을 위한 글로벌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 로드맵은 2033년까지 세계 각국이 화석연료 의존성을 줄일 수 있는 포괄적 실행 방안을 담았다.
기후 경제학자인 아나 토니 COP30 최고경영자는 블룸버그를 통해 "우리는 이 의제를 진전시켜야 한다"며 "모든 나라가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석연료로부터의 에너지 전환이 처음 국제 합의에 담긴 것은 2023년에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처음이었다.
하지만 에너지 전환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을 위한 글로벌 로드맵이 최초로 명시했다.
이번 로드맵은 세 단계로 구성됐다. 2027~2028년까지 이어지는 1단계에서 각국은 화석연료 전환 계획을 수립하고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제도와 규제를 정비하는 준비를 이행한다.
2029~2030년까지 진행되는 2단계에서 각국은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고 전기차를 보급하며 건물과 산업 부문의 전기화 조치를 개시한다. 이후 3단계(2031~2033년)에서 화석연료 생산을 감축하고 화석연료 관련 설비를 폐쇄하거나 다른 친환경 산업 설비로 전환한다.
안드레 코레아 두 라고 COP30 의장은 가디언을 통해 "국가마다 화석연료에서 벗어나는 속도가 다를 것이기 때문에 각국의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다"며 "이러한 진단을 바탕으로 각국은 정책 수단을 선택하고 전환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이집트 홍해 연안에 있는 풍력 발전소 옆으로 차량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까지 참여를 선언한 건 60여 개국이다. 올해 4월에 콜롬비아 산타마르타에서 열린 회담이 계기가 됐다.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 동참을 선언한 국가들은 더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개별 로드맵을 수립해 별도로 발표하기도 했다.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을 위한 글로벌 로드맵은 노드하우스 교수가 제시한 개념과도 닮았다.
노드하우스 교수는 2015년에 기후변화 대응에 관한 협의가 난항을 겪자, 참여 의지가 있는 국가들로만 구성된 '기후 클럽'을 결성할 것을 제언한 바 있다.
게르노트 바그너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기후 경제학자는 블룸버그를 통해 "노드하우스 교수의 유산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금과옥조와도 같다"고 말했다.
노드하우스 교수는 2018년 노벨상 수상 연설에서 "기술 발전은 인류를 석기시대에서 벗어나게 해줬다"며 "하지만 기후변화가 극단으로 치달으면 우리를 석기시대로 되돌릴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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