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안전환경 담당자가 4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그룹 안전환경 콘퍼런스 ‘LG SHEC’에서 협력사 관계자로부터 AI 기반 중장비 협착 방지 경보기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LG>

[비즈니스포스트] LG그룹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안전관리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는 4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그룹 차원의 안전보건환경콘퍼런스 'LG SHEC(LG Safety Health Environment Conference)'를 개최했다고 5일 밝혔다.

LG SHEC는 계열사 간 안전 환경 관리 노하우를 공유하고 담당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2023년 시작한 행사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의 주제는 '드라이브 더 시프트(Drive the Shift)'다. 인공지능 전환(AX)과 로봇 전환(RX)에 따른 산업 환경 변화에 맞춰 안전관리 방식도 혁신하고 현장 적용을 확대하자는 취지를 담았다.

이번 행사에는 지주사 LG와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CNS 등 16개 계열사 안전 환경 담당자 350여 명이 참석했다.

미국과 중국, 인도, 폴란드 등 해외 사업장 담당자 20명도 현장을 찾았다. 온라인 생중계와 중국어·베트남어 AI 통역 서비스도 제공해 해외 사업장 임직원의 참여를 지원했다.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비롯해 박준성 LG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팀장, 권순일 LG전자 안전환경센터장, 김성희 LG디스플레이 최고안전환경책임자(CSEO), 박병철 LG화학 CSEO 등 계열사 안전 환경 경영진도 참석했다.

올해 행사에서는 안전관리와 안전 거버넌스·문화, 운영 안전, 보건·환경 등 분야의 혁신 사례가 공유됐다. 발표된 21건의 사례 가운데 15건에 AI 기술이 활용됐다.

LG전자는 국내 사업장과 시공 현장의 폐쇄회로(CC)TV 4226대를 자체 개발한 AI 설루션으로 연결한 통합 관제시스템을 소개했다.

AI가 위험 상황을 감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장 설비를 직접 제어하는 것이 특징이다. 위험 상황이 발생하면 설비 가동을 중단하거나 출입을 차단하고 경고 방송을 내보낸다. 도장 설비 가동 중 작업자를 감지하면 즉시 전원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작업 영상을 AI로 분석해 작업자의 허리와 어깨 등 근골격계 부담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존에는 담당자가 영상을 직접 확인해 작업 자세와 위험도를 판단해야 했지만, AI 도입 이후 위험도 평가와 개선 대책 제시까지 자동화했다. 이에 따라 관련 업무 소요 시간이 30분에서 6분으로 줄었다.

LG화학은 자체 개발한 AI 에이전트를 공정안전관리(PSM)에 적용했다.

PSM은 화학 공장의 화재와 폭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법정 관리 절차다. AI 에이전트는 설비 변경과 점검 등 9개 분야에서 관련 서류를 대조해 절차 준수 여부를 확인한다. 이를 통해 PSM 관련 서류 검토 시간을 98% 단축했다. 담당자가 반복적인 서류 검토에서 벗어나 현장 점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협력사의 안전관리 역량을 높이기 위해 AI 위험성 평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통신 공사 현장에서 협력사가 작업 정보를 입력하면 AI가 위험 요인과 감소 대책을 제시하고 작업 전 안전회의 자료까지 작성한다. 작성 시간은 5분 안팎이다. 앱을 도입한 21개 협력사의 위험성 평가 수준은 도입 전보다 27% 향상됐다.

행사에서는 외부 전문가 강연과 안전 환경 지식 경연도 진행됐다. 오상록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과 김대식 KAIST 교수 등이 AI·로봇 기술 변화와 산업안전 정책, 임직원 정신건강 등을 주제로 강연했다.

LG 관계자는 "AI 기술이 발전하고 일하는 방식이 함께 바뀌는 지금이 안전 환경 관리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기회"라며 "이번에 공유한 혁신 사례들이 각 사업장으로 확산되도록 지원해 모두가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