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 모두에서 과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민주당의 정책이 국내 코스피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시장은 애초 민주당의 인공지능(AI) 관련 규제 강화에 따른 데이터센터 투자 위축 등을 우려했지만 이날 코스피 움직임을 보면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에서 모두 다수당이 된 이른바 '블루웨이브'를 인정하고 불확실성 해소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 4일 민주당의 중간선거 승리 소식에 코스피가 장중 낙폭을 만회하며 상승 마감했다. <챗GPT>


민주당의 승리가 예상된 시나리오였던 만큼 AI 규제 강화와 관련한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선반영했고 데이터센터 규제 역시 초당적 사안이어서 AI 투자 사이클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증권가에선 민주당의 중간선거 승리에도 코스피가 장중 4%대 급락을 딛고 상승 마감하는 등 시장이 리스크 해소에 무게를 뒀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민주당의 양원 탈환은 선거 이전부터 60% 이상 확률로 반영됐던 시나리오였다”며 “블루웨이브 자체를 새로운 악재로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 증시 움직임도 우려보다는 위험(리스크) 해소에 무게가 실린 모습이었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 반도체주 반등에 2%대 상승 출발해 장 초반 5800선을 넘었으나 개표가 진행되며 하락 전환했고 낮 12시 넘어 4%대 급락해 5420선까지 밀렸다.

이후 오후 2시경 개표 과정에서 민주당의 상·하원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낙폭을 모두 만회해 상승세로 돌아섰고 결국 전날보다 0.62%(35.01포인트) 오른 5683.80으로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도 장중 낙폭을 키웠으나 장 막바지 대부분 만회해 각각 0.68%, 0.14%로 소폭 하락 마감했다.

선거 결과가 확정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를 악재 해소로 소화했다고 볼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고 민주당과 협력하겠다고 밝힌 점도 정책 충돌 우려를 덜어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각) 오후 10시30분경 진행된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선거 결과를) 전적으로 받아들일 의향이 있다”며 “민주당과 협력할 것이고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AP통신과 NBC 등 외신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상원 과반인 51석 이상을 확보해 다수당을 탈환한 것으로 예상된다.

하원에서도 민주당이 255석가량을 확보하며 다수당을 확보한 것으로 전망됐다.

민주당의 승리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시장에서는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AI 데이터센터 규제를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다만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더라도 연방정부 차원에서 전면적으로 데이터센터를 규제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민주당이 양원을 장악하더라도 연방정부의 AI 데이터센터 규제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어위브의 데이터센터 인프라 홍보용 사진. <코어위브>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10월26일 보고서에서 “데이터센터 규제는 양당의 초당적 지지를 얻는 흐름으로, 블루웨이브(민주당의 상·하원 승리)와 무관할 것”이라며 “블루웨이브는 규제 속도와 강도를 높이는 변수로 작용할 순 있으나 연방 차원의 전면 건설 금지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10월28일 보고서에서 “중간선거 결과만으로 AI 설비투자 사이클 자체가 단축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의회 구도 변화는 AI 수요를 꺾기보다는 데이터센터 인허가와 비용 부담, 에너지 관련 지원의 우선순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미국의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연되더라도 국내 반도체 업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최제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0월27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전력·용수·환경 부담으로 미국 내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연될 수 있지만 빅테크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분산 투자를 이어가고 유럽과 아시아 국가의 소버린 AI 투자도 지속된다”며 “미국 외 지역에서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국내 반도체 및 소부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는 데이터센터 규제가 곧바로 메모리 업황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낮을 것으로 본다.

이재원 연구원은 “규제 강화에 따른 착공 지연과 실제 서버, 메모리 발주 취소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며 “일부 프로젝트의 집행 지연만으로 메모리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을 단정하기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과거 미국 중간선거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뉴욕증시가 회복세를 보였다는 점도 증시 상승 기대감을 키운다.

1950년 이후 치러진 19번의 미국 중간선거를 분석한 결과 모든 선거 뒤 S&P500지수의 6개월·12개월 수익률은 플러스(+)를 기록했다. 선거 이후 S&P500의 12개월 평균 상승률은 15.1%로 집계됐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0월 보고서에서 “선거 후 6개월과 12개월 수익률은 대체로 플러스였고 저점 대비 반등폭도 코스피와 S&P500이 10% 안팎으로 비슷했다”며 “선거 이후 강세를 코스피 고유의 초과수익으로 보기보다는 불확실성 해소 이후 글로벌 위험선호가 회복되는 과정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