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더불어민주당이 소방재정의 국비 지원 확대를 위한 입법·예산 대책 마련에 나섰다.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된 지 6년이 지났지만 인건비 대부분을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구조를 개선하려는 것이다.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 소방안전교부세가 올해보다 27.6% 줄어든 가운데, 담배 세수에 의존하는 재원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안정적 추가 재원을 확보하고 국가와 지방의 비용분담 기준을 정비하는 큰 규모의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더불어 국비 지원 확대를 소방장비·시설 투자와 소방공무원 처우 개선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을 끈다.
20일 정치권 움직임을 종합하면 더불어민주당은 정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소방재정의 국가부담 확대를 위한 대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 논란과 경기 부천 공장화재 진압 중 중상을 입고 순직한 고 김진석 소방위에 대한 추모를 계기로 소방관 처우와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재정·제도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권칠승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소방 예산이 국비 비중보다 지방정부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소방 관련 제도개선과 더불어 예산 확보에도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인 19일 최고위원회의 뒤 취재진과 만나 "소방 예산의 국가부담 확대와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당에서도 하고 있다며 "법 개정이 필요한지 검토하면서 정책위원회 중심으로 빠르게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도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소방관의 안전한 근무 환경을 위한 예산과 지원을 보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소방청은 소방재정 확충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소방공무원 인건비의 국비 지원 확대를 위한 재원 확보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앞서 3월에는 소방 사업비 재원 확충을 위한 지역자원시설세 세제 개편안을 검토하고, 소방 인건비 전용 재원으로 전환할 수 있는 예산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방공무원은 2020년 4월1일 지역 사이 처우와 소방서비스 격차를 줄이고 국가의 재난 대응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직으로 전환됐다. 그러나 신분이 국가직으로 바뀌었을 뿐 소방업무의 법적 성격과 지방 중심의 운영체계는 상당 부분 그대로 유지됐다.
지방자치법 제13조는 지역의 화재예방·진압과 구조·구급을 지방자치단체의 사무로 규정하고 있다. 지방재정법 제20조도 자치사무에 필요한 경비를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원칙적으로 전액 부담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방공무원의 신분은 국가직으로 바뀌었지만 소방 관련 재정부담은 대부분 지방에 남아 있다. 인사·지휘체계에서도 소방공무원 임용권 일부가 시·도지사에게 위임돼 있고 소방본부는 시·도지사 직속으로 운영된다.
실제로 소방청에 따르면 올해 시·도 소방공무원 인건비 예산은 6조5129억 원이지만 소방안전교부세를 통한 국비 지원은 5496억 원으로 전체의 8.4%에 그쳤다. 나머지 5조9633억 원은 시·도가 부담한다.
국가직 전환 당시 정부는 2017년부터 추진한 소방인력 충원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지원하기 위해 소방안전교부세에 배분하는 담배 개별소비세 비율을 20%에서 45%로 높였다. 늘어난 25%포인트를 소방인력 인건비에 우선 충당하도록 했지만 전체 소방공무원의 인건비를 국가가 책임지는 방식은 아니었다.
인건비뿐 아니라 전체 소방예산에서도 국비 비중은 낮은 수준이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올해 1월 발간한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의 취지는 달성되고 있는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 소방예산 8조1478억 원 가운데 국비는 약 8697억 원으로 10.7%에 그쳤다.
지방의 인건비 부담이 커질수록 장비 교체와 청사 확충 등 다른 소방사업에 투입할 재정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경기도의회 안전행정위원회의 9월8일 회의록을 보면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소관 올해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의 세출 증가액 약 421억 원 가운데 약 403억 원이 인력운영비에 해당했다. 장비·시설 등 정책사업의 실질적인 순증 규모는 약 18억 원에 그쳤다.
당시 추경안에는 소방안전교부세 감소에 따라 소방차량 보강비를 26억5천만 원 감액하고 차량 구매계획을 103대에서 78대로 축소하는 내용도 담겼다. 도의회 검토보고서는 인건비 증가로 노후 차량 교체와 청사 신축 등 투자사업이 상대적으로 위축되지 않도록 중장기 재원 배분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분담구조가 유지된다면 인력 증원과 보수 인상에 따른 지방의 인건비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홍장표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장은 당시 도의회에서 이러한 요인을 고려하면 경기도의 소방공무원 인건비가 올해 약 1조1500억 원에서 2030년 약 1조5000억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비 지원 확대의 핵심 과제는 담배 세수에 의존하는 재원구조를 개선하는 것이다.
소방안전교부세는 담배 개별소비세 수입에 연동돼 있어 담배 세수가 줄면 교부액도 감소한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7년도 예산안에서 소방안전교부세는 7605억 원으로, 올해 예산 1조502억 원보다 2897억 원(27.6%) 줄었다. 교부세 감소로 소방공무원 인건비가 곧바로 삭감되는 것은 아니지만 지방의 재정부담은 그만큼 커질 수 있다.
담배 개별소비세에서 소방안전교부세에 배분하는 비율을 높이기도 쉽지 않다. 지난 3월 제정된 '필수의료 강화 지원 및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특별법'에 따라 담배 개별소비세의 나머지 55%가 내년부터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 재원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소방안전교부세 배분율을 높이려면 필수의료 재원과의 배분 조정과 관련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 배분율을 높이더라도 담배 세수 변동에 영향을 받는 구조 자체는 달라지지 않는다.
대안으로 정부 일반회계에서 소방공무원 인건비를 별도로 지원하거나 화재보험금 등에 대한 부담금 부과, 소방발전기금 설치 등을 통해 추가 재원을 확보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다만 국비 지원 확대와 함께 국가와 지방의 비용분담 기준도 정비할 필요가 있다. 지역의 화재진압과 구조·구급은 지방사무로 규정돼 있지만 소방업무가 대형재난 대응까지 확대된 만큼 업무 성격에 맞게 국가와 지방의 책임구조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로운 부담금이나 기금 도입도 재원 조달방식과 운용체계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국비 지원 확대로 지방자치단체의 인건비 부담이 줄어들더라도 실제 소방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과제로 꼽힌다. 확보된 지방의 재정 여력을 노후 장비 교체와 청사 현대화, 소방공무원 처우 개선 등에 얼마나 투입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 정책 성과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허원석 기자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 소방안전교부세가 올해보다 27.6% 줄어든 가운데, 담배 세수에 의존하는 재원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 민주당이 소방재정 국비 지원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담배세에 의존하는 재원구조 개선이 과제로 떠올랐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병도 원내대표의 발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안정적 추가 재원을 확보하고 국가와 지방의 비용분담 기준을 정비하는 큰 규모의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더불어 국비 지원 확대를 소방장비·시설 투자와 소방공무원 처우 개선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을 끈다.
20일 정치권 움직임을 종합하면 더불어민주당은 정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소방재정의 국가부담 확대를 위한 대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 논란과 경기 부천 공장화재 진압 중 중상을 입고 순직한 고 김진석 소방위에 대한 추모를 계기로 소방관 처우와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재정·제도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권칠승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소방 예산이 국비 비중보다 지방정부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소방 관련 제도개선과 더불어 예산 확보에도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인 19일 최고위원회의 뒤 취재진과 만나 "소방 예산의 국가부담 확대와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당에서도 하고 있다며 "법 개정이 필요한지 검토하면서 정책위원회 중심으로 빠르게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도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소방관의 안전한 근무 환경을 위한 예산과 지원을 보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소방청은 소방재정 확충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소방공무원 인건비의 국비 지원 확대를 위한 재원 확보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앞서 3월에는 소방 사업비 재원 확충을 위한 지역자원시설세 세제 개편안을 검토하고, 소방 인건비 전용 재원으로 전환할 수 있는 예산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방공무원은 2020년 4월1일 지역 사이 처우와 소방서비스 격차를 줄이고 국가의 재난 대응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직으로 전환됐다. 그러나 신분이 국가직으로 바뀌었을 뿐 소방업무의 법적 성격과 지방 중심의 운영체계는 상당 부분 그대로 유지됐다.
지방자치법 제13조는 지역의 화재예방·진압과 구조·구급을 지방자치단체의 사무로 규정하고 있다. 지방재정법 제20조도 자치사무에 필요한 경비를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원칙적으로 전액 부담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방공무원의 신분은 국가직으로 바뀌었지만 소방 관련 재정부담은 대부분 지방에 남아 있다. 인사·지휘체계에서도 소방공무원 임용권 일부가 시·도지사에게 위임돼 있고 소방본부는 시·도지사 직속으로 운영된다.
실제로 소방청에 따르면 올해 시·도 소방공무원 인건비 예산은 6조5129억 원이지만 소방안전교부세를 통한 국비 지원은 5496억 원으로 전체의 8.4%에 그쳤다. 나머지 5조9633억 원은 시·도가 부담한다.
국가직 전환 당시 정부는 2017년부터 추진한 소방인력 충원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지원하기 위해 소방안전교부세에 배분하는 담배 개별소비세 비율을 20%에서 45%로 높였다. 늘어난 25%포인트를 소방인력 인건비에 우선 충당하도록 했지만 전체 소방공무원의 인건비를 국가가 책임지는 방식은 아니었다.
인건비뿐 아니라 전체 소방예산에서도 국비 비중은 낮은 수준이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올해 1월 발간한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의 취지는 달성되고 있는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 소방예산 8조1478억 원 가운데 국비는 약 8697억 원으로 10.7%에 그쳤다.
지방의 인건비 부담이 커질수록 장비 교체와 청사 확충 등 다른 소방사업에 투입할 재정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경기도의회 안전행정위원회의 9월8일 회의록을 보면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소관 올해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의 세출 증가액 약 421억 원 가운데 약 403억 원이 인력운영비에 해당했다. 장비·시설 등 정책사업의 실질적인 순증 규모는 약 18억 원에 그쳤다.
당시 추경안에는 소방안전교부세 감소에 따라 소방차량 보강비를 26억5천만 원 감액하고 차량 구매계획을 103대에서 78대로 축소하는 내용도 담겼다. 도의회 검토보고서는 인건비 증가로 노후 차량 교체와 청사 신축 등 투자사업이 상대적으로 위축되지 않도록 중장기 재원 배분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분담구조가 유지된다면 인력 증원과 보수 인상에 따른 지방의 인건비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홍장표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장은 당시 도의회에서 이러한 요인을 고려하면 경기도의 소방공무원 인건비가 올해 약 1조1500억 원에서 2030년 약 1조5000억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비 지원 확대의 핵심 과제는 담배 세수에 의존하는 재원구조를 개선하는 것이다.
▲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6일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도장공장 화재 현장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소방관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다. <뉴시스>
소방안전교부세는 담배 개별소비세 수입에 연동돼 있어 담배 세수가 줄면 교부액도 감소한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7년도 예산안에서 소방안전교부세는 7605억 원으로, 올해 예산 1조502억 원보다 2897억 원(27.6%) 줄었다. 교부세 감소로 소방공무원 인건비가 곧바로 삭감되는 것은 아니지만 지방의 재정부담은 그만큼 커질 수 있다.
담배 개별소비세에서 소방안전교부세에 배분하는 비율을 높이기도 쉽지 않다. 지난 3월 제정된 '필수의료 강화 지원 및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특별법'에 따라 담배 개별소비세의 나머지 55%가 내년부터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 재원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소방안전교부세 배분율을 높이려면 필수의료 재원과의 배분 조정과 관련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 배분율을 높이더라도 담배 세수 변동에 영향을 받는 구조 자체는 달라지지 않는다.
대안으로 정부 일반회계에서 소방공무원 인건비를 별도로 지원하거나 화재보험금 등에 대한 부담금 부과, 소방발전기금 설치 등을 통해 추가 재원을 확보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다만 국비 지원 확대와 함께 국가와 지방의 비용분담 기준도 정비할 필요가 있다. 지역의 화재진압과 구조·구급은 지방사무로 규정돼 있지만 소방업무가 대형재난 대응까지 확대된 만큼 업무 성격에 맞게 국가와 지방의 책임구조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로운 부담금이나 기금 도입도 재원 조달방식과 운용체계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국비 지원 확대로 지방자치단체의 인건비 부담이 줄어들더라도 실제 소방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과제로 꼽힌다. 확보된 지방의 재정 여력을 노후 장비 교체와 청사 현대화, 소방공무원 처우 개선 등에 얼마나 투입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 정책 성과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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