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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호 KBS 이사장 내정자 |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가 KBS 이사장에 내정된 데 대해 여야가 치열한 찬반논란을 벌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이길영 전 KBS 이사장의 사퇴로 공석이었던 KBS 이사에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를 임명했다. 이 교수는 이사회에서 이사장에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 이군현 사무총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교수가 친일 인사의 손녀이기 때문에 KBS 이사장에 반대한다는 주장은 사실상 연좌제"라며 "과거 경력이나 행위가 아닌 이유로 야당이 정치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도 "새정치민주연합은 특정인사에 대한 야만적 친일공세를 펴기 전에 적어도 해당인사의 외가 친가는 물론 본인의 말과 글, 행동 등을 종합적이고 입체적으로 검증해야 한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의 논리대로라면 이인호 교수를 러시아 대사로 임명한 김대중 전 대통령도 역사에 죄를 짓고 국민을 모독한 것이냐"고 따졌다.
야당은 이 교수의 이사장 내정을 문제삼으며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의원들은 "경술국치 104년인 지난 8월29일 박근혜정부는 일제강점기 대표적 친일파 이명세의 손녀인 이인호 교수를 KBS 이사장에 내정했다"며 "이처럼 대표적 친일파의 후예가 공영방송인 KBS의 이사장으로 내정된 것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자 역사에 대한 죄악"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인호 교수는 뉴라이트의 대표적 지식인으로 친일청산을 반대하고 친일과 독재를 미화한 교학사 국사교과서를 지지한 인물"이라며 박근혜 정부에 이 교수 내정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1일 이길영 전 이사장의 사퇴로 공석인 KBS 보궐이사에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를 추천하기로 의결했다.
최성준 위원장은 방송통신위 야당측 위원들의 퇴장에도 불구하고 표결을 강행해 이인호 교수를 추천했다.
김재홍 고삼석 위원 등 야당측 위원은 “이인호 후보가 일제 강점기를 포함하는 해방전후 현대사 문제에 대해 특정 보수진영의 편향된 역사관을 공유하고 대변하는 활동을 했다는 점에서 공영방송의 이사장 후보로는 불가함을 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대했다.
KBS의 내부에서도 반발이 나오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도 성명을 통해 “청와대가 개입해 기획한 낙하산 이사로 규정하고 절대 반대한다”며 “식민지근대화론에 기반한 뉴라이트 역사인식을 설파하며 박근혜 정부를 적극 옹호해 왔는데 공영방송 KBS의 최고의결기구 이사로 부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이인호 교수는 서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대학원 에서 서양사 박사학위를 받은 여성 역사학자다. 여성 최초로 핀란드와 러시아주재 대사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