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은 1일 기존 효성을 지주사인 존속법인 효성과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 4개 사업회사로 분할하고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사외이사 인원 배분은 효성 7명, 효성티앤씨 4명, 나머지 사업회사 각 3명이다.
이번에 선임된 전체 사외이사 20명 가운데 30%인 6명이 법조인 출신이다.
2018년 4월 기준으로 시가총액 상위 20대 기업 사외이사 100명 가운데 주된 직업 기준으로 법조인 출신은 10명으로 10%에 불과한데 이와 비교하면 효성 사외이사의 법조인 비율은 3배나 된다.
지주사 효성은 7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정상명 전 검찰총장과 권오곤 전 대구고등법원 부장판사 등 2명이 법조인 출신이다.
정 전 검찰총장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하던 2005년 11월부터 2007년 11월까지 검찰총장을 맡았다. 노 전 대통령과 사법시험 제17회 동기이기도 하다.
권 전 부장판사는 2016년부터 김앤장법률사무소의 국제법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김앤장은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과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재판과 관련해 법률대리를 맡고 있다.
사업회사에는 효성티앤씨에 최병덕 전 사법연수원장, 효성첨단소재에 김동건 전 서울고등법원장, 효성중공업에 안영률 전 서울서부지법원장, 효성화학에 이창재 전 법무부 차관이 각각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효성은 지주사체제 개편과 함께 투명경영을 강조했다.
조 회장은 "효성은 지주회사 효성과 신설된 사업회사들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투명한 경영활동에 집중할 것"이라며 "동시에 세계 시장에서 항상 승리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대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외이사에서 법조인 비중이 높다 보니 효성의 여러 재판에 대비하는 포석도 깔려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조 명예회장과 조 회장 등 효성 총수 일가는 현재 횡령, 배임, 조세포탈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2014년부터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제기한 수십건의 고발이 계기가 됐다.
대기업들은 총수 일가와 관련된 사법적 문제가 불거질 때 사외이사에 법조인 출신을 늘리기도 한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법정구속되자 롯데푸드에 송찬엽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롯데제과에 송영천 법무법인 세한 대표변호사 회장, 롯데칠성음료에 채경수 법무법인 율촌 고문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등 그룹 계열사에 법조인 출신 사외이사를 대거 보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