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를 두고 여야에서 추가 유예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달아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업계 의견을 추가로 검토해 1~2주 안에 입장을 정하고 유예를 결정할 경우 11월 말까지 관련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과세제도와 투자자 보호 장치가 미비하다며 추가 유예를 촉구하고 나섰다.

▲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와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위원들이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가상자산사업자 간담회에 오경석 두나무 대표, 김나영 스트리미 대표 등의 사업자들이 참석해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인사말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여당 간사인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재경위원 가상자산사업자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만약 유예할 거면 법안 처리를 11월 말에 해야 한다"며 "그 전에 논의가 이뤄져야 하고 사회적인 쟁점도 체크해야 한다. 1~2주 안에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권칠승 더불어민주 정책위의장과 조승래 재경위원장, 오기형 의원을 비롯한 여당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업계에서는 대 가상자산 거래소 대표와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형성돼 있고 법인과 외국인의 참여가 제한적인 데다 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적 기반도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며 과세 유예를 요청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과세 원칙을 유지하면서 시장의 특수성과 제도적 준비 상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권 정책위의장은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시장의 불확실성을 방치하는 것은 시장과 투자자 모두에 큰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며 당의 입장을 조속히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조 재경위원장은 정부가 당초 10월 말로 계획했던 가상자산 과세 관련 고시 발표도 유예 여부에 대한 결론이 나올 때까지 미루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이를 수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민주당과 정부는 지난 28일 당정협의회에서도 과세 추가 유예 여부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여당 내부에서는 디지털자산 관련 기본적인 법률과 과세 인프라를 먼저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7 가상자산 과세 유예, 시행시기는?' 토론회에서 "최소한 시장의 기본질서와 투자자 보호를 위한 디지털자산기본법이 통과되고, 과세에 필요한 제도와 인프라가 갖춰진 뒤 과세를 시행하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을 통한 거래정보 확보에 한계가 있는 만큼 국내외 투자자 사이에 과세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를 통한 해외 거래정보 확보 시점과 손실 이월공제 등 제도 보완 과제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에서도 과세 시행을 서두르기보다 관련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상자산 과세 유예, 청년들이 요구한다' 토론회를 열고 제도적 준비 부족과 투자자 보호 문제를 제기했다.

윤 의원은 이 자리에서 "가상자산 과세 시행이 세차례 유예가 됐는데 가상자산의 복잡성, 특수성 때문에 아직 제도적으로 미비한 실태이고 투자자 보호, 기존 과세체계 형평성 등으로 정책적 결정이 내려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앞서 가상자산 과세 폐지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최근에도 정부를 상대로 유예를 요구해 왔다. 정점식 원내대표 역시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과세를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가상자산 과세는 2020년 소득세법 개정으로 도입됐으나 과세 인프라 미비와 투자자 보호 문제 등을 이유로 세 차례 시행이 연기됐다. 현행법에 따르면 2027년 1월1일부터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발생한 연간 소득 가운데 기본공제액 250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권석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