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6월 독일 본에 위치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본부 앞 온도계가 41도를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학계에서는 엘니뇨 여파에 내년에는 기온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럽은 내년 더 힘든 시기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23일(현지시각) 세계기상특성(WWA)은 올해 유럽에서 발생한 극한 폭염의 영향을 집계하고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4~9월 유럽연합(EU)은 폭염으로 인해 역내총생산(GDP)의 약 0.17%, 약 170억 유로(약 25조 원)에 달하는 경제적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기상특성은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네덜란드 왕립기상청 등이 합작해 운영하는 기후 연구 기관으로 이들이 발간하는 보고서는 국제사법재판소 등 국제기구에서도 판단에 참고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에 확인된 폭염에 따른 경제적 피해 규모는 지난 10년간 유럽이 입은 연평균 폭염 손실액의 약 2.5배에 달한다. 블룸버그는 자체 연구소 블룸버그이코노믹스를 통해 폭염 피해를 집계하고 있다. 폭염에 따른 경제적 피해는 노동생산성 감소, 농업생산 감소, 전력 공급 차질, 유통 물류비 증가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세계기상특성은 이번 보고서의 조사 대상을 유럽 30개국, 854개 도시로 삼았다.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억7천만 명으로 유럽연합 인구의 약 40%를 차지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폭염 기간 조사 대상 지역에서 5만 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이 가운데 약 3만3천 명이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희생되지 않았을 것으로 추산됐다.
조사 대상이 전체 인구의 40%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유럽에서 발생한 온열질환 사망자 수는 정밀 통계 조사가 시행된 이후로 가장 많았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보고서를 접한 다른 학자들은 올해 발생한 '슈퍼 엘니뇨'를 고려하면 이번에 유럽에서 확인된 피해는 내년에 다가올 재앙의 전조에 불과하다고 봤다.
라켈 누네스 영국 워릭대학교 보건환경학과 부교수는 CNN과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극심한 더위가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며 "화석연료 사용을 끊지 않는 한 우리는 점점 더 덥고 위험한 여름을 계속해서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엘니뇨란 중부, 동부 태평양 일대 수온이 1991~2020년 평년치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태가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월별 수온은 3개월 이동평균을 기준값으로 잡는다.
세계기상기구(WMO), 미국 해양대기청(NOAA) 등 기상 기관들은 수온이 2도 이상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이를 슈퍼 엘니뇨로 분류한다.
세계기상기구가 21일(현지시각) 발표한 계절전망에 따르면 올해 엘니뇨는 수온이 평년 대비 3.8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돼 유례없는 수준의 재앙을 불러올 우려가 높다.
블룸버그는 "내년은 올해보다 더 더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엔도 앞서 21일에 지구온난화가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1.5도를 넘어설 것이 사실상 확실하다고 발표했으며 온난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전했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통상적으로 전 세계 기온은 오르는 경향을 보이며 폭염, 가뭄, 폭우 등 각종 재난의 강도와 빈도가 높아진다.
▲ 22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주에서 한 소방대원이 산불을 진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연합뉴스>
블룸버그는 22일(현지시각) 칠레에서 엘니뇨 여파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심각한 폭풍의 여파에 구리 채굴이 중단되고 농작물이 큰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멕시코, 아르헨티나, 페루, 파라과이 등 다른 중남미 국가들도 폭풍으로 인해 농지가 침수되고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20일(현지시각) AFP통신은 인도네시아가 올해 엘니뇨 여파에 유례없는 수준의 산불 피해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1~9월 누적된 산불 피해 면적은 약 192만 헥타르로 과거 최고 기록보다 38% 더 넓었다.
셀레스테 사울로 세계기상기구 사무총장은 더힐을 통해 "엘니뇨는 지금 지구에 새로운 열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해저에 저장되어 있던 열을 방출하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 측정에 따르면 엘니뇨로 인해 달아오른 해수 온도는 역대 최고 수준이고 방출할 수 있는 열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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