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겸 보험연구원 금융시장분석실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7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2027년 보험산업의 보험료 증가율이 올해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새 성장동력 발굴이 한층 중요해졌다고 조언했다.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7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 세미나에서 김동겸 보험연구원 금융시장분석실장은 2026년 보험업권 전반의 실적이 증가세를 보였지만 세부 구성항목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겸 실장은 “2026년 상반기 보험업권 실적을 보면 순이익과 지급여력비율(K-ICS) 모두 늘었다”며 “다만 이를 뜯어보면 성장은 신계약이 아니라 과거 계약이 떠받치고 있고 자본 증가도 대부분 평가이익에 따른 것”이라고 짚었다.

생명보험업권의 2026년 상반기 기준 순이익은 3조9천억 원으로 2025년 상반기보다 18% 늘었다. 보험손익은 26% 감소한 반면 투자손익이 52% 증가하면서 순이익 개선을 이끌었다.

6월 말 기준 생명보험업권 보험계약마진(CSM) 규모는 66조7천억 원. 자본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은 193%로 1년 전보다 각각 4.5%, 12%포인트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손해보험업권 순이익은 4조5천억 원으로 2025년 같은 기간보다 5% 늘었다.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이 각각 11%, 3% 증가했다.

2026년 6월 말 기준 손해보험업권 CSM 규모는 73조 원, 지급여력비율은 217%로 1년 전보다 각각 5.2%, 14%포인트 늘었다.

보험연구원은 이렇듯 업권의 최종 실적지표는 좋았지만 투자손익 증가가 개선세를 이끈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김동겸 실장은 보험업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영업구조 △수익구조 △자본구조 △효율성 등 4가지를 들었다.

비슷한 상품을 법인보험대리점(GA) 등 비슷한 판매 경로로 판매하다 보니 경쟁에 큰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또 사업비 증가가 신계약 CSM 창출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자본 투입의 효율성도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자본건전성 지표 개선도 이익 축적보다 자산 평가이익 증가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주가 상승 등에 따른 평가이익이 기본자본에 반영되면서 자본의 양은 늘었지만 시장 변동에 대한 민감도도 커졌다는 것이다.

보험사들이 신계약 확대보다 기존 계약의 계속보험료에 의존해 성장하는 가운데 상품과 판매채널 쏠림에 따른 비용 경쟁, 보험손익 악화 등도 새로운 성장의 제약 요인으로 지목됐다.

여기에 2027년 시행 예정인 보험설계사 수수료체계 개편, 계리가정 선진화, 기본자본비율 제도 등도 단기적으로 보험업권의 성장 여력을 제한할 수 있다고 분석됐다.

보험연구원이 산출한 2027년 전체 보험료 증가율은 3.5%다. 2026년(8.0%)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퇴직연금을 제외한 생명보험업계 수입보험료와 손해보험업계 원수보험료 증가율은 각각 4.0%, 5.0%로 추산됐다.

퇴직연금을 포함한 2027년 보험료 증가율은 생명보험업계 2.3%, 손해보험업계 4.5% 수준으로 예상됐다. 2026년 생명보험 8.8%, 손해보험 7.2%보다 크게 줄어든 예상치다.

보험연구원은 보험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기존 주력 보장의 수익 기반을 강화하는 동시에 노후소득, 건강·돌봄, 기업위험 등 새로운 영역으로 자원을 재배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해식 보험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7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해식 보험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2027년 보험산업의 과제를 ‘경영 대응 과제’와 그 여건을 마련하는 ‘정책 대응 과제’로 구분했다.

세부 항목으로는 △성장구조 전환 △보험가능성 확보 △장기보장 유지 △비용과 생산성 개선 △시장질서와 신뢰 확보 등을 제시했다.

보장성보험 등에 쏠린 포트폴리오를 놓고는 보험사별 강점에 맞춰 예방·회복·돌봄 서비스를 연계한 건강 사업모형, 퇴직연금과 장수연금을 결합한 연금 사업모형, 새로운 위험에 대응하는 사업모형 등으로 보장 기능을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위험의 보험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보험사가 위험을 감내할 능력과 자본여력을 고려해 보험료를 책정하고 인수할 수 있도록 ‘공동 위험데이터 기반’을 확충하는 게 정책 과제라고 제시했다.

특히 인공지능(AI)·사이버, 기후변화 등 새로운 위험을 보장하려면 위험을 정확히 측정하고 보험사가 감당할 수 있는 인수 규모를 정하는 한편, 재보험 등을 통한 위험 분산 체계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 김헌수 보험연구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7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헌수 보험연구원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보험업권의 신성장동력 발굴과 리스크관리를 강조했다. 보험업권이 외형성장에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하려면 리스크관리가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헌수 보험연구원장은 “위험을 끝까지 책임지는 이행 역량과 소비자 신뢰도 함께 이뤄져야 우리가 원하는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보험연구원은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많은 연구를 시도하고 있다”며 “연구 결과가 올해 말, 2027년 초에 나오면 금융당국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신시장 발굴을 위한 노력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