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투자증권이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LIG투자증권은 하이투자증권 인수협상에 인수조건을 제시했지만 공식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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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태순 LIG투자증권 대표. |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LIG투자증권이 제시한 자금조달계획 등이 구체적이지 않아 반려한 상태“라며 ”하이투자증권 매각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 LIG투자증권이 5천억 원에 못 미치는 인수가격을 제시했지만 현대중공업측은 7천억 원 이상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태순 LIG투자증권 대표가 인수합병의 원칙으로 '적정가치로 사기보다 얼마나 싸게 사느냐가 이익의 원천'이라고 강조하는 점을 감안하면 LIG투자증권은 더 많은 인수가격을 제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LIG투자증권 관계자는 “LIG투자증권 입장에서 인수합병 자체가 급박한 이슈가 아니기 때문에 증권회사 인수합병 시장이 어려운 점은 크게 부담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지금도 계속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에 나온 증권회사들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LIG증권이 인수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까 하는 점도 의문부호가 붙는다.
임 대표는 “하이투자증권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내부전략을 세워놓고 있다”고 말했지만 시장은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이 LIG투자증권을 인수한 뒤 신용평가회사들이 LIG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린 점도 자금조달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6월 LIG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을 각 한 단계씩 하향조정했다.
LIG투자증권 관계자는 “자금마련계획 등은 인수협상 단계에서 우선적으로 제시하는 경우도 있지만 협상이 진행되면서 단계적으로 제시되는 경우도 있다”며 “LIG투자증권의 자금여력이 부족하다고 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임 대표가 앞으로 인수합병보다 기업공개를 본격적으로 준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임 대표는 “인수합병을 통해 우회상장하거나 기업공개(IPO)를 통해 내년쯤 LIG투자증권의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LIG투자증권 관계자는 “상장을 준비하면서 여러 가능성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며 “기업공개도 하나의 방법으로 고려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