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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서부 여름 오기도 전인데 '열돔', 삼성 LG 생산거점 대책 마련 비상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4-06-07 14:3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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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서부 여름 오기도 전인데 '열돔', 삼성 LG 생산거점 대책 마련 비상
▲ 6일(현지시각) 애리조나주 피닉스시에서 한 주민이 더위를 피하기 위해 물을 분무하는 장치 아래에 서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남서부 지역이 본격적인 여름이 오기 전부터 폭염을 겪고 있다. 이에 미국 기상예보 당국들은 올해가 미국 역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하는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지난해 폭염은 가뭄과 정전 등을 유발해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쳤던 만큼 대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6일(현지시각) 로이터와 가디언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남서부 애리조나주, 캘리포니아주, 텍사스주 등이 ‘열돔(heat-dome)’ 현상을 겪고 있다.

열돔이란 지상 3만 피트 이내 상공에서 발달한 고기압이 특정 지역 위에 정체돼 반구 모양으로 공기막을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이때 형성된 공기막이 뜨거운 공기가 탈출하는 것을 막아 기온이 급격하게 높아진다.

미국 기상예보서비스(NWS)는 남서부 일대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하고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촉구했다. 가장 높은 기온이 발생한 거주지역은 캘리포니아주 네바다시티로 약 44도를 기록했다.

애리조나주 데스밸리 국립공원에서는 49도가 넘는 고온이 발생하기도 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에서는 올해 여름이 평년보다 더울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이에 이번 열돔 현상 이후 기온이 더욱 오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카라 카프닉 NOAA 대표 연구원은 가디언에 “2023년은 우리가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더웠던 해였다”며 “그런데 이제 2024년은 약 3분의 1 확률로 2023년 기록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기상예보 기관들의 경고에 미국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애리조나 피닉스시는 5일(현지시각) 시내 소방공무원들이 온열질환자 구호용 물통을 필수적으로 지참하라는 방침을 내렸다. 피닉스시는 지난해 여름 미국 도시 가운데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애리조나주 산림화재청은 폭염에 화재 발생률이 올라갈 것으로 보고 예방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티파니 다빌라 애리조나 산램화재청 대변인은 AP통신에 “평년보다 기온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며 “현장에서 활동하는 소방대원들이 충분한 물을 섭취하고 더 많은 휴식을 취하며 안전하게 화재 예방 작업에 착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애리조나주와 텍사스주 등 남서부 주들은 한국 기업들이 다수 진출해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미국 남서부 여름 오기도 전인데 '열돔', 삼성 LG 생산거점 대책 마련 비상
▲ 삼성전자 오스틴 사업장. <삼성>
올해 4월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애리조나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LFP 배터리 생산공장 건설을 착수했다. 투자되는 금액은 약 7조2천억 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인근 테일러시에서 170억 달러(약 21조4천억 원)을 들어 새 공장도 짓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미국 열돔 사례를 미루어 볼 때 폭염이 전력 수요 급증 및 가뭄을 유발할 가능성이 커 이들 기업들도 영향권에 놓일 수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각)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서부의 파웰호와 미드호 수위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해 소멸 위기에 처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엔환경계획은 길어지는 가뭄과 과도한 물 소비로 콜로라도 강 수위가 낮아진 것이 원인으로 현 상황대로라면 파웰호와 미드호는 소멸이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두 호수는 콜로라도강에 위치한 인공 저수지로 미 서부 최대 수원지여서 가뭄에 따라 식수뿐 아니라 공업용수 부족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력 문제는 이미 발생하고 있다. 미국 언론 USA투데이에 따르면 지난달 18일(현지시각) 텍사스주 휴스턴에서는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인근 지역을 포함해 약 36만 명이 정전 피해를 겪은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기온이 높아지면서 전력 수요가 폭증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텍사스 트리뷴은 텍사스주 당국이 무분별하게 기업들을 유치해 주민들이 쓸 물과 전기까지 내주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텍사스주 코퍼스크리스티시 관계자는 “시 의원들이 내린 결정 때문에 우리 도시는 최근 물 부족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며 “물 부족을 해수 담수화 플랜트를 통해 해결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아직 제대로 가동되지도 않고 있어 주민들은 벌써 600일이 넘게 물 사용을 제약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지 우리나라 기업들로서는 폭염에 따른 관련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다만 미국 남서부에서 생산시설을 가동하거나 짓고 있는 국내 기업들은 현재까지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 남서부에서 생산시설을 운영하는 기업의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기후 문제와 관련해 미국 현지 사업장은 자체적 대응 방침을 세워둔 상태”라며 “규정대로 관리된다면 그 어떤 문제도 없을 것이며 사업은 차질 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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