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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순환경제] 폐플라스틱에 몸살 앓는 지구, 플라스틱 인체 유입도 멀지 않았다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4-05-23 11:3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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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정부간 협상의 ‘마지막 회의’가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한국, 프랑스, 캐나다 등 세계 각 국의 목표는 플라스틱 사용 규제와 관련해 2024년 하반기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체결하는 것입니다. 

플라스틱은 식음료는 물론 화학, 건설, 섬유, 자동차, 전기전자 등 많은 업종에 걸쳐 사용되고 있어 국제규제가 시작되면 거의 모든 산업이 규제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플라스틱 생산이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3.4%를 차지하며 향후 기후변화 대응 비용의 13%나 점유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플라스틱 줄이기가 기후위기 대응에 중요한 요소가 됐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는 현실화하고 있는 플라스틱 규제에 대한 기업의 대응 방안 등을 모색하는 ‘2024 기후경쟁력포럼’(https://bpforum.net)을 개최합니다. 환경부와 대통령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후원하는 이번 포럼은 ‘국제플라스틱협약이 온다, 순환경제를 준비하라’를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펼쳐집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 김상협 2050 탄소중립녹생성장위원회 공동위원장, 데이빗 앳킨 유엔 책임투자원칙(PRI) 대표, 김소희 국민의힘 국회의원 당선자,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 서왕진 조국혁신당 국회의원 당선자 등 22대 국회 기후변화 전문 의원 3인을 비롯해 정부 관계자, 해외 주요인사들이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견해를 전달합니다. 

비즈니스포스트는 포럼 개최에 앞서 '플라스틱 순환경제'가 왜 필요한지, 세계 각국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우리 정부의 정책 추진 계획, 기업의 규제 대응책 등에 대한 기획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플라스틱 순환경제] 폐플라스틱에 몸살 앓는 지구, 플라스틱 인체 유입도 멀지 않았다
 
[플라스틱 순환경제] 폐플라스틱에 몸살 앓는 지구, 플라스틱 인체 유입도 멀지 않았다
▲ 폐플라스틱의 인체 유입도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하와이 섬에서 북동쪽으로 1600km 떨어진 태평양 한복판. 바다로 유입된 각종 쓰레기들이 해류를 타고 모여들어 이른바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GPGP)를 형성하고 있다.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의 넓이는 180만㎢로 대한민국 국토 면적 18배에 육박한다. 이 거대한 쓰레기 지대를 이루고 있는 폐기물은 대부분 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 폐기물이 지구를 점점 뒤덮고 있다. 이유는 명확하다. 세계 플라스틱의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재활용율은 10% 미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유엔환경프로그램(UNEP)에 따르면 세계에서 연간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4억 톤에 달한다. 현재의 이같은 증가 추세가 이어진다면 2050년이 되면 연간 11억 톤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폐기된 플라스틱은 대개 소각, 매립, 투기돼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

플라스틱 소각으로 배출되는 유해물질은 익히 알려져있다. 플라스틱을 소각하면 다이옥신, 푸란, 납, 수은 등 인체해 치명적인 유해 화학물질이 배출된다. 소각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은 덤이다.

이들 물질의 유해성이 널리 인식된 것은 폐기물 소각장 주변에 거주하고 있던 주민들의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서부터다. 거주민들이 대부분 저소득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는 사회 계급적 성격 또한 띠고 있다.
 
[플라스틱 순환경제] 폐플라스틱에 몸살 앓는 지구, 플라스틱 인체 유입도 멀지 않았다
▲ 투기된 폐기물들이 해류를 타고 흘러 바다 위에 거대한 쓰레기 지대를 형성한 모습. 
무심결에 버린 플라스틱이 눈앞에서 사라질 순 있지만, 이 세상에서 완전히 없어지는 건 아니다. 

플라스틱이 자연에서 분해되는 데는 수 백년이 걸린다. 복잡한 분자구조를 지닌 탓에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이나 효소는 매우 적다. 제조과정에서 들어간 각종 첨가제로 인해 물리적 내구성 또한 높아 잘 썩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방치해둔 매립지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무단으로 투기된 플라스틱 폐기물은 바다로 유입돼 해양생태계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플라스틱 폐기물을 먹이로 여기고 삼켰다 섭식활동 장애로 폐사한 해양생물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2018년 스페인 무르시아 지역의 한 해변가에 향유고래 사체 1구가 발견됐다. 부검 결과 내장속에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29kg이나 발견됐다. 다음해 태평양 필리핀의 한 해변에서는 플라스틱 폐기물 40kg을 삼킨 향유고래 사체가 다시 발견됐다.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은 플라스틱의 생체 유입은 인간에게도 곧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버려진 플라스틱은 오랜 시간이 지나면 ‘미세 플라스틱'(크기 5mm 이하의 플라스틱 조각)으로 쪼개진다. 미세 플라스틱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인체로 유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플라스틱 순환경제] 폐플라스틱에 몸살 앓는 지구, 플라스틱 인체 유입도 멀지 않았다
▲ 스페인 무르시아 지역의 한 해변가에 떠밀려온 향유고래의 사체. 부검 결과 내장 속에서 플라스틱 폐기물 40kg이 발견됐다. <스페인 무르시아주>
미국의 한 조사연구에 따르면 세계에서 추출한 수돗물 샘플 가운데 83%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식품포장, 빨대, 담배필터 등의 플라스틱 제품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나오고 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생태계 먹이 사슬에 따라 해양생물 체내에 미세 플라스틱은 축적된다. 인간의 식탁위에 오른 해산물이 머금은 미세 플라스틱은 시간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다.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유해함은 아직 '과학적으로'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대부분 연구에서는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에는 더 많은 사례가 필요하다고 하지만, 일부 연구에서는 미세 플라스틱이 첨가제를 내뱉으면서 생물의 내분비계를 교란하거나 암, 기형 등을 유발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확실한 것은 현재 인류가 플라스틱 사용 습관을 바꾸지 않는 이상 미세 플라스틱의 위험에 계속 노출될 수 밖에 없고, 결국 인류가 편의를 위해 사용한 플라스틱 때문에 목숨을 잃게 될 것이라고 환경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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