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디스플레이가 올레드 패널 사업에서 경쟁사의 추격을 받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디스플레이가 글로벌 선두를 지키고 있는 올레드(OLED) 패널 사업이 경쟁업체들의 맹추격을 받고 있다.
회사는 노트북과 태블릿에 탑재되는 IT용 패널 출하량 확보 작업에 박차를 가해 선두주자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디스플레이 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분기부터 세계 올레드 시장에서 점유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삼성디스플레이의 2023년 4분기 점유율을 37%로 집계했다. 전분기보다 7%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1%포인트나 하락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 출하량은 꾸준히 증가했지만 경쟁업체들의 추격이 더욱 거센 탓으로 분석된다. 특히 경쟁업체들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주력으로 분류되는 스마트폰용 올레드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 삼성디스플레이 직원이 안팎으로 접을 수 있는 폴더블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시연해보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
전체 올레드 점유율 15%를 차지하는 BOE는 저렴한 가격과 자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중국 판매 급성장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BOE의 2023년 4분기 모바일 올레드 출하량은 2022년 4분기 대비 44.7% 늘어났다.
LG디스플레이도 주요 고객사인 애플 아이폰에 패널을 공급해 시장점유율을 지난해 3분기 10%에서 4분기 13%로 소폭이나마 높이는 데 성공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주축 사업인 스마트폰용 올레드에 더해 IT용 올레드와 차량용 올레드에 힘을 주고 있다.
특히 IT용 올레드 생산능력을 확장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점유율 방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월 IT용 올레드 시장에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8.6세대 IT용 올레드 생산공정 고도화를 위해 2026년까지 총 4조1천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집행된 정확한 투자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전체 디스플레이 시설투자에 2023년 2조4천억 원을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8.6세대 IT용 올레드 시설투자에 따라 회사의 IT용 올레드의 유리 기판 원장은 6세대급(1.5m×1.8m)에서 8.6세대급(2.25m×2.6m)으로 두 배 가량 커진다. 원장이 커지면 생산효율성이 개선돼 회사의 IT용 올레드 매출은 기존보다 5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해당 라인의 양산이 2025년에서 2026년 사이에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분기별 주요 업체의 올레드 시장점유율 . < DSCC > |
지난해 11월 BOE도 2026년 4분기 양산을 목표로 IT용 8.6세대 올레드 설비구축 계획을 발표했지만 단기간에 삼성디스플레이를 따라잡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노트북용과 태블릿용 올레드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BOE는 유기물을 가열해 기판에 붙여 픽셀을 형성하는 증착기 확보부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증착기 시장은 캐논토키와 선익시스템이 과점 체제를 이루고 있으며,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캐논토키로부터 8.6세대 올레드용 증착기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2026년 시점에 이르러도 BOE가 IT용 올레드 시장에서 물량 측면이나 기술적 측면에서 삼성디스플레이를 압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삼성디스플레이는 모바일 올레드 사업에 선발주자로서 다른 업체들에 앞선 기술적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으며, 이 점이 IT용 올레드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