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준 한국과학기술원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왼쪽)과 문수연 한국과학기술원 인문사회연구소 박사 <한국과학기술원> |
[비즈니스포스트] 카이스트(KAIST, 한국과학기술원) 연구진이 인간 활동에 따른 기후변화가 근래 동아시아지역에서 발생하는 극한 호우의 원인이라는 점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카이스트는 5일 한국과학기술원 내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김형준 교수와 인문사회연구소 문수연 박사가 과거 60여 년 동안 동아시아지역에 호우 강도가 약 17% 증가했고 주된 원인이 인간 활동에 의한 지구 온난화의 가속임을 세계 최초로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의 한국과학기술원과 전남대,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을 비롯해 일본의 도쿄대, 도쿄공업대, 미국의 유타주립대 등 8개 기관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을 통해 진행됐다.
공동연구팀은 동아시아의 기상 전선에 따른 호우 강도를 과거 약 60년 동안의 관측 데이터로 확인한 결과 중국 남동부의 연안 영역부터 한반도, 일본에 걸쳐 호우의 강도가 약 17% 증가한 사실을 발견했다.
공동연구팀은 호우 강도의 변화 원인을 밝히기 위해 인간 활동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이 있는 지구와 그렇지 않은 지구를 시뮬레이션한 ‘지구 메타버스 실험’을 이용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로 호우 강도가 약 6% 강화됐다. 발견된 변화가 인간 활동에 따른 온난화의 영향을 배제하고서는 설명할 수 없음을 증명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하기도 했다.
여름 호우의 강도가 과거 몇십 년 동안 변한 사실은 세계 각지에서 보고됐으나 동아시아의 여름 호우와 관련한 연구는 현재까지 미흡한 상태다.
동아시아의 여름 호우는 태풍, 온대 저기압, 전선과 같은 다양한 영향에 기인하는 데다 기후 시스템의 자연 변동 혹은 우연성에 의한 영향 또한 존재하기 때문에 인간 활동에 의한 온난화가 전선 유래의 호우 강도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고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 인간의 활동에 따른 온난화가 동아시아 지역 전선호우에 미치는 영향을 지구 메타버스 실험을 통해 비교한 그림. <한국과학기술원> |
교신 저자인 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동아시아에서 기상 전선에 따른 호우의 강도가 최근 반세기에 걸쳐 유의미하게 증가했음을 밝히고 그러한 변화에 이미 인류의 흔적이 뚜렷하게 남겨져 있음을 증명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되며 동시에 탄소중립을 성공적으로 달성하더라도 필연적으로 진행되는 가까운 미래의 기후변화에 대해 효율적으로 적응하기 위해 필수 불가결한 정보라고 할 수 있다ˮ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가 담긴 논문은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를 통해 11월24일 공개됐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