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경쟁사들의 관련 제품 출시에 속도가 붙으면서다.

곽달원 HK이노엔 대표이사 사장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과 관련한 판매전략을 재검토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보령과 공동판매 계약을 맺고 있지만 수익성을 확대하기 위해 올해 말 보령과 협력관계를 끝내고 단독판매에 나설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 한국다케다제약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보신티'가 국내에 출시되면서 국내 P-CAB 계열 치료제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은 곽달원 HK이노엔 대표이사 사장. <HK이노엔>


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다케다제약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보신티’가 11월1일부터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으면서 국내 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시장의 경쟁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를 놓고 HK이노엔의 케이캡, 대웅제약의 ‘펙수클루’,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큐보’가 경쟁해 왔다. 보신티의 급여 진입으로 주요 성분 기준 4파전이 예상된다.

P-CAB은 위산 분비에 관여하는 양성자펌프의 작용을 차단하는 계열의 치료제다. 의료기관이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이 늘어나면서 제약사들의 처방 확보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후속 신약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대원제약은 P-CAB 계열 후보물질 ‘파도프라잔’의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임상 3상에서 주요 평가항목을 충족해 연내 품목허가 신청을 추진하고 있다.

케이캡은 국내 P-CAB 시장에서 원외처방액 기준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GC메디아이 자료를 집계한 결과 올해 3분기 케이캡의 원외처방액은 약 653억 원으로 펙수클루 약 455억 원, 자큐보 약 287억 원을 웃돌았다. 펙수클루 처방액은 약가유연계약에 따른 공개용 표시가격 기준이다.

경쟁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P-CAB 시장의 공동판매 체계도 바뀌고 있다.

그동안 개발사들은 다른 제약사의 영업망을 활용해 처방을 늘려 왔다. 케이캡은 보령이, 펙수클루는 종근당이 공동판매에 참여했으며 자큐보는 제일약품과 동아에스티가 함께 판매하고 있다.

이 가운데 대웅제약은 올해 8월31일 종근당과 펙수클루 공동판매 계약을 종료하고 단독판매로 전환했다. 일부 용량은 기존 재고 소진 등을 위해 11월30일까지 공동 유통하고 12월1일부터 전 용량의 유통을 대웅제약으로 일원화한다.

HK이노엔과 보령의 케이캡 공동판매 계약도 올해 말 만료를 앞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두 회사가 아직 재계약 여부를 확정하지 않으면서 케이캡의 판매방식도 바뀔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 HK이노엔이 케이캡 판매 방식을 놓고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사진은 충청북도 음성군에 있는 HK이노엔 대소공장 모습. <HK이노엔>


일각에서는 보령이 보신티의 공동판매 파트너 후보로도 거론된다. 이를 감안할 때 HK이노엔의 공동 판매 파트너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곽 대표 입장에서 보면 파트너사를 교체하는 것뿐 아니라 단독판매도 향후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케이캡이 국내 P-CAB 시장 선두로 처방 기반과 인지도를 쌓은 만큼 판매수수료를 줄일 수 있는 단독판매 역시 유력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HK이노엔은 케이캡을 직접 판매한 경험도 있다.

2022년 출시한 케이캡 구강붕해정은 당시 HK이노엔이 단독판매했다. 물 없이 입에서 녹여 먹는 제형으로, 2023년 6월 말 전체 케이캡 처방액의 17%를 차지했다. HK이노엔은 구강붕해정을 직접 판매하면서 공동판매 수수료를 아낄 수 있었다.

HK이노엔은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단독판매에 따른 수익 개선 가능성을 설명했다.

HK이노엔은 10월 말 진행한 기업설명회에서 공동판매 계약 변경 여부는 미확정이며 단독판매로 전환하면 판매수수료 감소와 유통 재고 재확충에 따른 매출 증가가 가능하다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HK이노엔 관계자는 “현재 시점에서 향후 케이캡 공동판매 관련 자세한 내용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