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 삼양그룹 회장(사진)이 핵심 경영진 교체를 통해 스페셜티 사업 확대에 따른 재무 부담 관리와 투자 성과 구체화에 힘을 싣는다. <삼양홀딩스>
삼양홀딩스는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을 관리하고 삼양사는 확보한 기술과 고객망을 수익으로 연결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삼양그룹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이날 선임된 김지섭 삼양홀딩스 스태프그룹장과 정지석 삼양사 식품그룹장이 각각 재무 관리와 사업 수익화 과제를 안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은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 등을 거쳐 각각 삼양홀딩스와 삼양사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번 인사는 11월1일부로 시행됐다.
삼양그룹은 “이번 조직개편에 있어 조직 안정화와 내실 다지기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삼양홀딩스 차기 수장으로 재무 전문가를 배치한 것은 투자 여력을 지키면서 차입과 계열사 지원에 따른 부담을 관리하려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김지섭 그룹장은 회계팀장과 재경실장 등을 거치며 그룹의 재무 현황과 자금 흐름을 살펴왔다. 이러한 경험은 투자사업별 자금 소요를 점검하고 재무·회계 부문의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경실장을 겸하는 것도 재무 관리 경험을 지주사의 의사결정에 반영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삼양그룹은 “준법문화를 내재화하고 재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김 그룹장을 선임했다”고 말했다.
재무 관리의 중요성이 커진 배경에는 김 회장 체제에서 이어진 해외 기업 인수와 사업 확대가 있는 것으로 읽힌다.
삼양홀딩스는 2023년 미국 스페셜티 화학기업 버든트를 인수한 데 이어 올해 자회사 삼양사를 통해 일본 향료기업 소다 아로마틱을 인수했다. 화학사업의 해외 생산·판매 기반을 확보하고 식품소재에 향료·향장사업을 더해 고부가가치 사업을 키우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인수사업이 충분한 현금을 창출하기까지는 투자자금 조달에 따른 부담을 관리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버든트를 포함한 미국 자회사 삼양홀딩스USA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약 1667억 원을 거뒀지만 영업손실 약 66억 원을 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늘었으나 영업적자는 이어졌다.
새로운 인수에 필요한 자금 조달로 차입 규모도 커졌다. 삼양홀딩스의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 약 1조3927억 원에서 올해 6월 말 약 1조8718억 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98.76%에서 115.73%로 높아졌다. 삼양사의 소다 아로마틱 인수 관련 자금 조달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10월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천억 원 모집에 5600억 원의 주문을 확보해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 기반은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지섭 그룹장에게는 이러한 기반을 활용하면서 투자 성과가 나타나는 속도에 맞춰 차입과 유동성을 관리하는 일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으로서는 스페셜티 확대 전략을 이어가면서 재무 부담을 통제할 필요가 있는 만큼 지주사의 자금 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데 무게를 둔 것으로 읽힌다.
▲ 김지섭 삼양홀딩스 스태프그룹장(왼쪽)과 정지석 삼양사 식품그룹장이 각각 재무건전성 강화와 스페셜티 사업 수익화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양홀딩스>
정 그룹장은 식품마케팅팀장과 식품기획팀장, 마케팅총괄, 식품BU장 등을 거쳤다. 마케팅과 기획, 사업 운영을 두루 경험한 경력은 스페셜티 소재의 기술적 강점을 판매 전략으로 구체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이 식품사업 경험을 쌓은 내부 인사를 차기 대표로 낙점한 것도 기존 사업과 인수사업을 연결하는 실행력을 높이려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사업 기회는 기존 기능성 소재와 새로 확보한 향료사업의 결합에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양사는 소다 아로마틱 인수 당시 맛과 식감, 향까지 설계하는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인수기업의 고객망을 당류 저감·식이섬유 사업과 연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알룰로스와 식이섬유 등 개별 소재 공급을 넘어 고객사의 제품 개발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사에서 스페셜티사업PU장을 지낸 양철호 식자재유통BU장이 식품BU장으로 승진한 점도 사업 전환의 실행력을 뒷받침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삼양그룹은 “삼양사 식품그룹은 새로운 리더십 아래 스페셜티 사업 경쟁력 제고에 매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김 회장이 스페셜티 확대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기존 기초 소재 중심 식품사업의 수익구조를 보완할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양홀딩스 연결 기준 식품부문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약 746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감소했다. 부문손익은 약 157억 원으로 54.3% 줄었다. 환율 상승으로 원재료비 부담이 커진 반면 내수 판매가격 인상은 제한적이었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설탕과 밀가루 등 기초 소재는 원재료 가격과 환율 변화가 수익성에 영향을 주지만 비용 증가분을 판매가격에 반영하는 데는 제약이 따를 수 있다. 스페셜티 확대는 기술과 고객 맞춤형 제품으로 부가가치를 높여 이러한 부담을 보완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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