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토바이를 탄 사람이 2025년 4월8일 베트남 박닌성 옌퐁 산업단지에 있는 삼성전자 부품공장 정문 앞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테슬라가 미국 정부를 상대로 베트남산 제품에 부과한 추가 관세를 재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삼성전자와 테슬라 모두 미국 내 생산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첨단 부품과 정밀 제조 장비를 현지에서 조달하기 어려운 만큼 베트남을 비롯한 글로벌 공급망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2일 로이터는 "테슬라측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의견서를 제출해 베트남산 제품 관세를 검토할 때 미국 제조 기업의 공급망을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지난 7월2일 제출한 의견서에서 미국 내 생산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지만 일부 첨단 부품과 정밀 제조 장비는 여전히 미국에서 조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미국 텍사스주와 캘리포니아주, 네바다주 등에 전기차와 배터리를 제조하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미국 법인도 베트남산 수입품에 책정한 관세를 재검토해 달라는 입장을 전했다.

삼성전자는 2008년 베트남에 스마트폰 제조 공장을 설립한 뒤 현재까지 누적 투자액이 250억 달러(약 33조5천억 원)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베트남에서 미국 시장에 공급하는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장비의 상당 부분을 생산해 추가 관세가 공급망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취지로 읽힌다.

미국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7월2일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베트남산 수입품에 20% 상호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무역 협정을 체결했다.

IEEPA는 미국의 안보·외교·경제에 특별한 위협이 발생할 때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외국과의 경제 활동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미 대통령에게 부여한 연방법이다. 그러나 해당 관세는 지난 2월20일 미국 연방대법원으로부터 위법 판결을 받아 무효가 됐다.

이에 트럼프 정부는 베트남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막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에 따라 지난 7월부터 베트남산 제품에 12.5%의 일반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이를 삼성전자와 테슬라가 재검토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베트남산 제품을 겨냥한 추가 관세를 놓고 미국 기업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신발과 의류, 자전거, 게임 콘솔 등 베트남에 생산 시설을 둔 소비재 기업과 유통업계 단체들도 삼성전자·테슬라처럼 추가 관세에 반대했다.

반면 미국 내 철강·수산물·합판·태양광 패널·목재 업계 단체들은 베트남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주장하며 관세 부과를 요구했다.

로이터는 “올해 1~8월 베트남의 대미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증가했다”며 “베트남은 중국과 멕시코를 제치고 미국의 상품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가장 큰 교역 상대국으로 올라섰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