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대통령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국가 전체를 위해 피하기 어려운 과제로 규정하면서도 농어민들과 충분히 소통하기 위해 연내 가입 신청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가입 협상도 자신의 임기 안에 마무리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면서 농어업계 피해 보전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농어민과의 대화'에서 CPTPP 가입과 관련해 "답답하겠지만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며 "국가 전체를 위해서는 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농어민과의 대화 행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CPTPP를 하지 말라는 입장이 충분히 있을 수는 있다"면서도 "세계가 무역 자유화를 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그 흐름에서 이탈한다면 통상 무역 국가로서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을지, 바람직한 결정일지 등이 정부의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농어업계의 우려를 고려해 가입 절차를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CPTPP 가입 문제와 관련해서는 연내 가입 신청을 하지 않고 여러분과 충분히 소통해서 방향을 정하도록 지시해뒀다"고 밝혔다.

가입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그는 CPTPP 가입을 위해서는 모든 회원국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하며 "제 임기 안에 최종 타결이 안 될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가 전체를 위해 필요하다면 일부 비난과 비판이 있더라도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준비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PTPP 가입에 따른 농어업계의 피해를 보전할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모두를 위해 특별한 희생을 치른다면 상응하는 그 이상의 충분한 보전을 해야 마땅하다"며 농어업계에 일방적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 지원책과 관련해서는 농가 직접 지원 확대와 농어촌 기본소득, 공익직불금 상향 등을 거론했다. CPTPP 가입으로 혜택을 보는 수출업계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제안했지만 아직 실무적으로 협의한 사안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 확대에 관한 농어업계의 우려에는 "일본 수산물 얘기가 나오니 숨이 콱 막힌다"며 "국민 여러분도 관심이 많은 사안이자 상당히 큰 현실적 장애"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CPTPP 가입과 관련해 농어민들의 신뢰와 공감대를 전제로 국익을 따져야 한다며 "결론을 정해놓고 서두르지 말고 원점에서 다시 대화를 시작해달라"고 지시했다.

CPTPP는 일본·호주·캐나다·멕시코·베트남·말레이시아·영국 등 12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다. 정부는 가입을 통해 수출시장 확대와 공급망 안정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농수산물 시장 추가 개방에 따른 피해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산업통상부 등 관계 부처가 지난달 공개한 경제적 영향분석에 따르면 한국이 CPTPP에 가입하면 협정 발효 10년 뒤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미가입 때보다 0.38%포인트 높아지고 제조업 기반 생산파급효과는 협정 발효 뒤 15년 동안 연평균 최대 6조7천억 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농림수산업 생산은 연평균 약 85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