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이 불닭소스를 앞세워 미국 외식·급식시장으로 불닭 브랜드의 소비 접점을 넓히고 있다. <그래픽 챗GPT 생성>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인지도를 바탕으로 불닭소스를 현지 주방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식재료로 자리매김하게 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6일 삼양식품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회사는 불닭소스의 글로벌 판매 확대를 위해 외식기업뿐 아니라 대학과 사업장 급식까지 겨냥하고 있다.
미국법인이 제시한 방향은 외식·급식 운영기업의 메뉴 채택을 이끌어내고 이를 식자재 유통기업을 통한 반복 공급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미국법인은 이를 담당할 인력 확보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공개한 전국 주요 거래처 담당자 채용공고에서는 불닭소스의 외식·급식 채널 활용 확대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시스코와 US푸즈, 퍼포먼스푸드그룹(PFG) 등 미국의 종합 식자재 유통기업과의 관계 구축·확대와 대학 및 기업·사업장 급식 대상 영업을 주요 업무로 명시했다.
공고에서는 또한 외식·급식기업의 정규 메뉴 채택과 여러 사업장에서의 제품 활용을 목표로 밝혔다. 구매·메뉴 개발·현장 운영 담당자와의 관계를 통해 수요를 발굴하고 이를 유통기업의 재고 확보와 반복 공급으로 연결한다는 것이다.
소스 사업 육성은 김 회장이 제시한 중기 전략의 하나다.
삼양식품은 2022년 말 김 회장 주재로 열린 경영 콘퍼런스에서 핵심사업 강화 방침을 세우고 소스와 냉동식품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2023년에는 제품군과 판매채널 확대 및 마케팅 강화를 통해 불닭소스를 1천억 원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올해 3월 공시한 2025년 사업보고서에서도 글로벌 외식 프랜차이즈와 불닭소스를 활용한 메뉴를 개발하고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기업 사이 거래(B2B)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식으로 경험한 소스를 소비자가 소매채널에서 직접 구매하는 흐름을 통해 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B2C) 시장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스 사업이 삼양식품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다. 하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사업으로 평가된다.
올해 상반기 소스·조미소재 부문 매출은 약 534억 원으로 2025년 매출 약 687억 원의 77.6%에 이르렀다. 전체 연결기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다. 다만 이는 불닭소스뿐 아니라 다른 소스와 조미소재를 포함한 실적이다.
소스는 완제품 라면보다 다양한 음식에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치킨과 샌드위치, 밥 등 현지 소비자에게 익숙한 음식에 불닭 특유의 매운맛을 더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라면을 직접 구매하지 않는 소비자에게도 불닭을 경험하게 하는 통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삼양식품이 미국에서 불닭소스로 외식·급식 운영기업과 식자재 유통기업을 함께 공략하고 있다. 사진은 삼양식품 서울 중구 명동 신사옥 전경. <삼양식품>
정규 메뉴의 식재료로 자리 잡으면 사업장의 반복 주문을 통한 수요도 확보할 가능성이 커진다.
미국 대학의 식사 메뉴에서도 이런 활용 방식을 엿볼 수 있다. 실제로 캘리포니아대학교 리버사이드의 교내 식당은 ‘스파이시 불닭 마요’ 소스를 사용한 치킨 튀김 덮밥을 선보이기도 했다.
외식기업과의 협업도 실제 메뉴 출시로 이어졌다.
미국 중식 프랜차이즈 판다익스프레스는 지난해 8월 일부 도시에서 불닭 브랜드와 협업한 ‘다이너마이트 스위트앤사워 치킨’을 선보였다. 올해 3월에는 미국 전역 매장에서 한정 판매하는 방식으로 협업을 확대했다.
해당 메뉴는 튀긴 닭고기에 붉은 피망과 양파를 넣고 불닭 특유의 매운맛을 더한 소스를 버무린 제품이다. 현지 소비자에게 익숙한 음식에 불닭의 맛을 접목해 브랜드 경험을 넓힌 사례로 볼 수 있다.
영국에서도 외식기업 와가마마와 불닭소스를 활용한 메뉴를 선보였다. 닭 날개에 소스를 입힌 ‘불닭 파이어 윙스’, 김치볶음밥과 소고기 등에 소스를 더한 ‘불닭 비빔밥’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혔다.
김 회장은 불닭소스의 미국 소비 접점 확대에도 직접 힘을 실어 왔다.
지난해 4월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의 불닭 부스를 찾아 운영 상황을 점검하고 불닭소스를 활용한 음식을 시식했다. 당시 회사는 그의 방문을 불닭의 글로벌 핫소스 브랜드 도약을 위한 현장경영 행보라고 설명했다.
국제 식품 박람회에서도 불닭소스의 다양한 활용법을 소개해 왔다. 지난해 독일 ‘아누가 2025’에서는 불닭소스를 뿌린 너깃을 선보였다. 올해 태국 ‘타이펙스-아누가 2026’에서는 불닭소스를 활용한 카나페 시식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한국 음식에 대한 글로벌 관심 확대는 불닭소스를 비롯한 K소스의 해외 판매에도 기회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한국 음식을 직접 조리하는 수요에 더해 기존 현지 메뉴에 한국 소스의 맛을 접목하는 방식으로도 시장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한국 음식에 대한 인지도가 상승하며 한식 소스에 대한 관심도 증가한다”라며 “한식당 외에도 한식 소스를 활용한 퓨전메뉴 개발로 K소스 B2B 협업 확대에 따른 성장이 전망된다”라고 분석했다. 이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