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바글로벌이 11월 초 기존 제품보다 가격과 기능을 높인 미용기기 신제품을 출시한다. 반성연 대표이사는 확보한 해외 판매 기반을 바탕으로 고급 제품군 '달바 시그니처'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생성형 AI 챗GPT로 만든 이미지.
화장품뿐 아니라 90만 원에 가까운 미용기기까지 내놓으면서 제품군 전반의 고급화에 주력하고 있는데 이는 소비자들의 구매 문턱을 낮추기 위해 대중성을 갖춘 제품을 확대하려는 다른 기업들과 대비되는 행보다.
해외에서의 가파른 성장을 기반으로 고급 브랜드로 차별화해 자리매김하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26일 달바글로벌에 따르면 회사는 11월 초 고급 제품군 '달바 시그니처' 가운데 하나로 미용기기 신제품 '달바시그니처 EP 하이리프트 샷 4X 프로'를 출시한다. 2024년 9월 첫 미용기기 '올쎄라 더블샷'을 출시한 지 약 2년 만이다.
신제품은 1세대 모델인 올쎄라의 기능을 강화한 후속 모델이다. 전기천공(EP)을 비롯한 네 가지 에너지를 활용해 탄력·피부결·흡수·쿨링 기능을 함께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EP는 전기 자극으로 화장품 유효성분의 피부 전달을 돕는 기술이다.
기능 강화에 따라 가격도 높아졌다. 회사에 따르면 신제품의 정상가격은 89만9천 원으로 기존 올쎄라 더블샷의 정상가격 70만 원보다 약 20만 원 높다.
이는 주요 업체의 EP 탑재 미용기기와 비교해도 높은 가격대다.
공식몰 정상가격을 기준으로 아모레퍼시픽이 2025년 3월 출시한 '메이크온 스킨 라이트 테라피 3S'는 약 48만 원, LG생활건강이 2025년 10월 선보인 '프라엘 수퍼폼 써마샷 얼티밋'은 약 60만 원이다. 에이피알이 2026년 3월 출시한 '에이지알 부스터 프로 X2'는 약 55만 원이다.
달바글로벌 신제품과 비슷한 가격대의 제품으로는 아모레퍼시픽이 이달 말 출시를 앞둔 '메이크온 써마리프트'가 있다. 써마리프트 역시 EP에 고주파·미세전류를 결합해 네 가지 관리 모드를 제공하며 가격이 88만 원 수준에 책정돼 있다.
다만 아모레퍼시픽이 기존 제품에 가격과 기능을 높인 상위 모델을 추가하는 것이라면 달바글로벌은 별도의 입문형 제품을 추가하지 않고 기존 고가 제품을 개선한 후속작으로 내놓는다는 점이 눈에 띈다.
낮은 가격으로 첫 구매를 유도하기보다 상위 제품을 키우는 데 무게를 둔 셈이다.
이는 반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브랜드 고급화 전략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달바글로벌은 최근 고급(하이엔드) 제품군 '달바 시그니처'를 육성하고 있다. 10월에는 '승무원 미스트'로 알려진 대표 제품에 기능성 성분을 추가해 새롭게 선보였는데 가격도 기존 2만9900원(100ml)에서 4만3천 원(120ml)으로 높였다.
달바 시그니처는 기존 달바와 가격대·목표 고객층을 구분한 고급화 제품군이다. 기존 올쎄라 더블샷과 이번 미용기기 신제품도 모두 시그니처 라인에 속한다.
▲ 반성연 대표는 이달 14일 서울 용산구에 있는 달바글로벌의 외식 사업 매장 '트러플 디 알바'에서 '에널리스트 데이'를 열고 향후 10년 동안의 중장기 경영 전략을 발표했다. <달바글로벌>
반 대표가 고급 제품군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달바 전체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이 제품군을 새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가 깔린 것으로 파악된다. 대중성을 강화하는 것보다 고급화를 통해 확실하게 차별화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바탕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달바글로벌이 해외에서 꾸준히 판매 기반을 넓혀왔다는 점은 이런 자신감에 힘을 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달바글로벌의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13%, 2023년 22%, 2024년 46%, 2025년 63%로 높아졌다. 올해 상반기에는 72%에 달했다.
해외 오프라인 유통망도 확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코스트코 입점 매장을 기존 450곳에서 650곳으로 늘렸으며 얼타뷰티에서는 판매 제품을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 부츠에서 판매를 시작했고, 말레이시아에서는 왓슨스 전체 700개 매장 입점이 확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화장품으로 여러 국가에 고객과 판매망을 확보한 만큼 고가 제품군을 안착시킨다면 성장 속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시장에서 판매량을 늘리는 데 더해 고객이 선택하는 제품의 범위와 지출 규모를 함께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쌓은 브랜드 인지도와 유통채널과의 거래 경험도 미용기기 판매를 확대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미용기기 매출에서도 수출 비중은 약 49%를 기록해 기기의 해외 판매 가능성은 확인한 상태다.
다만 화장품으로 확보한 해외 고객과 판매망을 고가 미용기기의 판매 확대로 이어 나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로 꼽힌다.
달바글로벌의 올해 상반기 미용기기 매출은 29억8300만 원으로 전체 매출 3581억 원의 약 0.8%에 그쳤다.
미용기기는 수만 원대 화장품보다 구매 부담이 크고 사용 목적도 다르다. 기존 고객이 달바 브랜드를 신뢰하더라도 고가 기기를 구매할지는 제품의 기능과 사용 경험에 대한 평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해외 판매 기반에 고가 제품군을 더하는 전략이 성과를 내려면 브랜드 인지도에 더해 제품 자체의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반 대표는 앞으로의 성장을 위해 제품 완성도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애널리스트 데이에서 "주요 제품의 재단장에 따른 재고의 위험을 인지한다"라면서도 "(달바글로벌은) 현재 향후 10년을 대비하기 위한 변곡점에 있어 제품이 계속 사랑받고 신뢰받을 수 있도록 제품력에 집중하겠다"라고 밝혔다. 조수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