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김치찌개 간편식 내놓은 롯데호텔, 적당한 산미와 진한 풍미가 어우려진 맛있다

▲ 롯데호텔이 최근 출시한 ‘롯데호텔김치찌개’와 관련해 11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김치찌개 가정간편식 출시 기념 행사’를 열었다. 행사장에 마련된 김치찌개와 롯데호텔김치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롯데호텔이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김치를 사용해 만든 김치찌개는 어떤 맛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맛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여러 대중적 김치찌개 간편식과 비교해 가격이 비싼 것은 사실이지만 5성급 호텔인 롯데호텔이 만들었다는 프리미엄을 감안할 때 충분히 사먹을 만한 가치가 있어 보였다.

11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김치찌개 가정간편식 출시 기념행사’에서 시식한 ‘롯데호텔김치찌개’는 무난하지 않겠느냐는 예상과 달리 여러 맛이 매우 잘 조화롭게 어우러진 느낌이었다.

김치찌개는 한국인들의 주된 반찬인 김치를 기본으로 만든 한식의 대표 찌개 요리다 보니 신맛을 기본으로 한다. 여기에 어떤 부재료를 넣느냐에 따라 깊은 맛과 감칠맛, 칼칼한 맛 등이 달라진다.

어떤 김치를 사용하느냐가 김치찌개의 맛을 좌우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많은 식품 제조사들이 김치찌개를 간편식으로 출시하면서 어떤 김치를 썼는지 강조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롯데호텔은 2023년 8월 출시한 롯데호텔김치를 활용해 김치찌개를 내놨다. 롯데호텔은 ‘식재료 차별화’를 롯데호텔김치만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한다.

롯데호텔에 따르면 배추는 계절에 따라 강원 영월, 전남 해남 등 산지에서 공수한다. 김치의 기본이 되는 고춧가루는 롯데호텔이 직접 품질을 관리하는 밭에서 수확한 영양산 고춧가루를 사용한다.

인공 감미료 대신 천연 재료만을 쓴다는 것도 롯데호텔김치만의 특징이다.

젓갈은 일반 젓갈보다 6배 비싼 육젓을 사용하며 감칠맛을 더하는 황석어젓도 넣는다. 단맛을 내기 위해서는 설탕 대신 끓인 수국잎차와 갈아놓은 배를 넣었다. 여기에 황태와 보리새우, 표고버섯, 양파 등을 우려내 만든 롯데호텔만의 육수로 김치의 핵심 맛을 냈다.

롯데호텔이 김치찌개를 만들면서 차별화를 위해 고민한 또 다른 지점은 어떤 돼지고기 부위를 사용하느냐였다. 뒷다리살이나 앞다리살 같은 다소 저렴한 부위를 넣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고소한 맛을 강조하기 위해 삼겹살이나 우삼겹을 넣는 김치찌개도 많다.

하지만 롯데호텔의 선택은 목살이다.

김송기 롯데호텔 조리R&D실장은 “목은 많이 움직이는 부위다 보니 근육이 발달해 있지만 사이사이에는 기름이 낀 지방 조직도 많다”며 “목살을 끓이면 부드러운 풍미가 있기 때문에 이를 사용해 김치찌개를 만드니 기대 이상으로 (맛이) 굉장히 좋았다”고 설명했다.
 
[현장] 김치찌개 간편식 내놓은 롯데호텔, 적당한 산미와 진한 풍미가 어우려진 맛있다

▲ 롯데호텔이 내놓은 가정간편식 ‘롯데호텔김치찌개’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맛이었다. 시지도, 짜지도 않으면서 깊은 맛을 냈고 고기의 풍미도 잘 어우러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런 개발 과정 끝에 탄생한 롯데호텔김치찌개는 실제로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시중에 나온 김치찌개 간편식도 충분히 만족스럽지만 짜다거나, 양이 적다거나 등 1~2가지씩은 항상 아쉽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롯데호텔김치찌개는 이런 부족함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우선 김치가 매우 적당한 산미를 냈다. 롯데호텔은 자체 연구를 통해 롯데호텔김치의 산미를 냉면에 들어가는 식초보다는 세지만 사과식초보다는 낮은 정도로 만들었다고 한다.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은 신맛이 김치찌개의 기본을 잘 살린 느낌이었다.

국물 역시 깊은 맛을 내면서도 짜지 않았다. 흔히 간이 세면 맛있다고 여겨지기 일쑤인데 짜지 않으면서도 진한 맛이 잘 느껴졌다. 롯데호텔의 설명대로 목살의 풍미가 어우러진 덕분이라고 여겨졌다.

목살 역시 누린내 하나 나지 않았다. ‘고기 크기가 좀 더 컸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고기 자체의 맛이 좋다는 점이 이런 아쉬움을 충분히 잘 가린다.

양도 넉넉하다. 한 팩에 600g인데 보통 시중에서 팔리는 김치찌개 1인용 상품의 용량이 500g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100g 더 많다. 국물 양을 좀 더 많이 잡았기 때문인데 김치찌개에서 건더기를 다 먹은 뒤 라면이나 햄 등을 더 넣어 먹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감안한 것이라고 롯데호텔은 설명했다.

롯데호텔이 ‘롯데호텔김치찌개’를 내놓은 지는 이제 막 2주일 정도 됐다.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알음알음 알려져 롯데호텔의 공식 온라인몰인 롯데호텔이숍에서만 벌써 2차례 품절됐는데 “엄마가 끓여준 김치찌개 맛이 난다”, “사먹는 김치찌개 같지 않다”는 긍정적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는 것이 롯데호텔의 설명이다.

롯데호텔김치찌개의 가격은 600g짜리 4팩에 4만8천 원이다. 롯데호텔은 새로운 제품 출시를 기념해 롯데호텔이숍에서 30일까지 10%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롯데호텔은 김치찌개를 시작으로 앞으로 볶음김치와 김치찜 등 롯데호텔김치를 활용한 제품군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2026년부터는 국내를 넘어 롯데호텔이 진출한 6개 나라를 중심으로 해외 수출 계획도 세워둔 상태다.

롯데호텔은 2013년과 2016년에도 롯데마트와 협업해 김치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준비가 부족했던 탓에 수년 만에 사업에서 철수하기를 반복했다.

롯데호텔이 직접 레시피 개발과 생산, 품질관리 등에 참여해야 한다고 판단해 1년여 기간의 준비 끝에 2023년 8월 시장에 재도전했다.

김범석 롯데호텔앤리조트 마케팅부문장은 “신뢰할 수 있는 김치 제공을 위해 시장 분석과 레시피 개선, 기획, 생산, 품질 관리 등 모든 과정에 롯데호텔이 직접 개발에 참여하는 걸로 본격적으로 시작을 했다”며 “그 결과 지금의 롯데호텔김치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롯데호텔은 현재 사계절용 김치인 배추김치와 백김치를 포함해 갓파김치와 총각김치 등 모두 9종의 김치를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판매하고 있다. 롯데호텔에 따르면 올해 1~8월 김치 매출은 2024년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했다. 남희헌 기자
 
[현장] 김치찌개 간편식 내놓은 롯데호텔, 적당한 산미와 진한 풍미가 어우려진 맛있다

▲ 김송기 롯데호텔 조리R&D실장이 1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김치찌개 가정간편식 출시 기념 행사’에서 '롯데호텔김치찌개'의 개발 과정 등을 소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