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AI 인프라 투자 엔비디아에 수혜 집중, '브로드컴 추격' 우려 완화

▲ 오라클이 인공지능 관련 서비스의 수요 확대에 대응해 인프라 투자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엔비디아가 인공지능 반도체 공급 확대로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라클 데이터센터 홍보용 사진.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클라우드 기업 오라클이 인공지능(AI)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 확대를 예고하며 엔비디아 반도체 구매에 상당한 금액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가 새로운 대형 수주 사례를 확보하며 브로드컴과 같은 경쟁사의 추격과 관련한 우려를 어느 정도 덜어내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CNBC는 11일 “오라클의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이 본격적으로 성장 궤도에 들어서며 엔비디아를 비롯한 수혜주의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보도했다.

오라클은 최근 중장기 매출 전망치를 대폭 높여 내놓았다. 앞으로 수 년 동안 인공지능 기술과 관련된 서비스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을 반영했다.

2026년에만 350억 달러(약 48조6천억 원) 안팎의 자본 지출을 예고하는 등 데이터서버를 비롯한 인공지능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 확대 계획도 제시됐다.

증권사 UBS는 “오라클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앞으로 5년 동안 14배로 성장할 것”이라며 “이번에 발표한 투자 계획은 엔비디아를 비롯한 협력사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투자은행 윌리엄블레어도 오라클 투자금의 상당 부분은 엔비디아 반도체 구매에 활용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윌리엄블레어는 “오라클은 인공지능 서비스 수요에 즉각적으로 대응해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엔비디아가 예상보다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들의 이러한 전망은 브로드컴이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 수요를 일부 잠식하며 점유율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던 상황에서 나왔다.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기존 210달러에서 200달러로 하향했다. 브로드컴과 같은 경쟁사가 엔비디아의 시장 지배력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 이유로 제시됐다.

브로드컴이 구글과 메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과 공동으로 설계하는 맞춤형 인공지능 반도체가 엔비디아 수주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라클의 대규모 투자 확대 계획이 예상치 못한 기회로 떠오르며 엔비디아가 이러한 우려를 상당 부분 덜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미국 증시에서 오라클 주가는 하루만에 36% 상승한 328.3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엔비디아 주가도 같은 날 3.85% 뛰며 장을 마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