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인공지능 반도체 입지 불안, 엔비디아 브로드컴 '양강체제' 뚜렷해져

▲ 엔비디아 중심이던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브로드컴도 경쟁사로 빠르게 부상하며 AMD가 불안한 입지에 놓이게 됐다는 조사기관 분석이 나왔다. AMD 인공지능 GPU 기반 서버용 반도체 제품 홍보용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AMD의 입지가 갈수록 불안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브로드컴의 맞춤형 반도체로 시장이 양분되는 흐름이 뚜렷해지며 AMD가 차별점을 확보하는 일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9일(현지시각)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브로드컴 반도체가 AMD의 인공지능 반도체 사업 목표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는 조사기관 트레피스 분석을 전했다.

트레피스는 브로드컴이 최근 오픈AI에서 100억 달러(약 13조8680억 원) 규모 맞춤형 인공지능 반도체를 수주한 것으로 알려진 점을 근거로 들었다.

브로드컴은 주로 빅테크 기업이 인공지능 추론 작업에 활용하는 맞춤형 반도체 설계 및 생산을 돕는 역할을 한다.

인공지능 학습에 엔비디아 GPU가 주로 사용되던 것과 달리 데이터서버 등 인프라 투자에 중심이 추론 작업으로 이동하며 브로드컴이 수혜를 보고 있는 셈이다.

브로드컴의 맞춤형 반도체는 비용과 전력효율 측면에서 인공지능 GPU와 비교해 장점을 인정받고 있다.

트레피스는 “엔비디아는 GPU 분야에서 확고한 시장 지배력과 폭넓은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갖추고 있어 투자자들의 우려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바라봤다.

엔비디아가 브로드컴과 경쟁으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작다는 의미다.

그러나 AMD는 엔비디아와 같이 인공지능 GPU를 주력으로 하는 반면 아직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지 못한 만큼 브로드컴의 성장에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다.

트레피스는 AMD가 결국 엔비디아의 탄탄한 GPU 및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맞서는 동시에 브로드컴 맞춤형 반도체의 부상에 따른 수요 잠식도 막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AMD의 신형 인공지능 반도체 MI300 시리즈가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 고객사에 대규모 수주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도 부정적 요인으로 제시됐다.

현재 AMD 주가는 2025년 예상 순이익 대비 약 40배 수준의 주가수익률을 반영해 거래되고 있다.

반면 브로드컴은 올해 매출 증가율이 AMD 대비 낮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도 주가가 49배의 주가수익률을 반영한 상태로 파악됐다.

투자자들이 이미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AMD보다 브로드컴의 성장성을 더 낙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트레피스는 “AMD는 고성능 GPU 시장에서 엔비디아에 밀리고 고효율 인공지능 반도체 분야에서는 맞춤형 반도체의 부상에 압박을 받는 샌드위치 신세에 놓였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