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덴마크 해운사 머스크 소유 선박이 파나마 운하 아구나 클라라 갑문 인근을 항해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현지시각) 로이터는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원유회의(APPEC) 콘퍼런스에 참석한 여러 해운사 경영진들이 대체연료 수요가 2030년 이후 급증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고 보도했다.
현재 해운업계에서 대체연료 수요는 무역 변동성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 같은 요인들로 인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나 향후 10년 뒤에는 상황이 달라져 급속도로 오를 것으로 바라봤다.
엠마 마자리 '머스크 오일 트레이딩'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를 통해 "2030년에서 2040년 사이에 저탄소 연료로의 실질적 대대적 전환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유럽연합(EU)이 도입한 배출권거래제 기반 해상 온실가스 배출 규제와 이 밖에 다른 국가들에서 시행하고 있는 비슷한 규칙들이 이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전망했다.
마자리 최고경영자는 "이미 유럽에서는 저탄소 연료를 공급받는 양이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따라서 충분히 많은 변화가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머스크 측에서는 전략을 변경해 다양한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들을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자리 최고경영자는 "지금 해운사가 새로운 자산에 투자할 것이라면 장기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갖기 위한 이중연료 선박이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2위 해운사 미쓰이 O.S.K 라인도 비슷한 경영방침을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
하시모토 다케시 미쓰이 O.S.K 라인 최고경영자는 로이터를 통해 "향후 5~10년 동안 해운사들은 액화천연가스(LNG)나 메탄올 등 검증된 연료들을 통해 점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우선적으로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해운업계의 탈탄소화는 진행과 정체를 반복하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그린 암모니아, 그린 메탄올, 바이오메탄 등 저탄소 해상 연료 개발이 필수부가결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해사기구(IMO)가 계획한 '넷제로 프레임워크'도 저탄소 연료의 수요가 오르는 한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10월 찬반 투표를 앞두고 있는 넷제로 프레임워크는 역사상 최초로 전 세계에서 운항하는 선박에 온실가스 배출량에 비례한 탄소세를 매기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넷제로 프레임워크를 지지하는 국가들에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으나 해운사 경영진들은 이같은 방해 공작에도 선박 탄소세는 언젠가 시행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미타브 판다 타타 NYK 해운 상무이사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백악관에서 어떤 말이 나오건 선주들에게 탈탄소화는 필수 전략으로 남을 것"이라며 "다만 변화하는 지정학적 환경이 기업들의 의사결정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언제, 어디에, 얼마나 투자해야 할지 확신할 수 없어 자본 배분에 문제를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