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제약 임시주총에 나원균 대표 해임 상정, 물러날 수 없는 삼촌·조카 '경영권 분쟁'

▲ 9일 업계에 따르면 동성제약 임시 주총이 임박하면서 나원균 동성제약 대표이사(사진)와 이양구 전 회장 사이의 경영권 분쟁 결과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동성제약 임시주주총회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영권 분쟁의 향배를 놓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현 경영인이자 이양구 전 회장의 조카인 나원균 대표이사 체제가 흔들릴 수는 있지만, 뿌리가 뽑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양구 전(前) 회장측의 지분이 많지만 대표 해임안이 특별결의 사항인데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는 점에서 큰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9일 동성제약에 따르면 동성제약은 12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나 대표의 해임 안건을 포함한 안건을 처리한다. 구체적으로 임시 주총에서는 이사 수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 안건과 이양구 회장의 사외이사 선임이 포함된 8명의 이사 선임, 나 대표를 포함한 3인의 이사 해임 안건 등이 상정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동성제약 관계자는 “나 대표의 해임 안건은 특별결의인 만큼 이를 저지할 만한 의결권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사 선임 안건을 제외하고 정관 변경과 이사 해임 안건은 모두 특별결의로 처리해야 하는 안건이라는 점에서 이사회 구성원에 변동은 있을 수 있지만 현재 경영진이 모두 물러날 가능성은 적은 셈이다.

동성제약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동성제약 이사회는 나원균 대표이사와 원용민 사내이사, 이영렬 사외이사 등 3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별결의 안건이 주총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출석주주 3분의 2이상, 발행주식 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동성제약 최대 주주이자 이번 임시 주총을 청구한 브랜드리팩터링은 2025년 6월 말 기준으로 11.26%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마케팅사 브랜드리팩터링은 올해 4월 이양구 전 회장의 지분을 인수하며 동성제약 최대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반면 같은 기간 나원균 대표 지분은 2.88%에 그친다. 

양측의 지분 차이는 크지만 브랜드리팩터링 단독으로 이사 정원 확대와 나 대표의 해임 안건을 가결하기는 쉽지 않다.
 
동성제약 임시주총에 나원균 대표 해임 상정, 물러날 수 없는 삼촌·조카 '경영권 분쟁'

▲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성제약(사진)이 임시 주총 이후에도 회생계획에 따라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물론 이사회에 이 전 회장측 인물들이 대거 유입되면 이사회 결정 사항인 대표이사 교체는 가능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현재 동성제약 경영 전반에 변화를 주긴 쉽지 않다.

기업회생 절차 과정에서 회생법원이 나 대표를 공동 법정관리인으로 선정했기 때문이다. 나 대표가 임시 주총에서 해임이 되더라도 법정관리인 자격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이번 임시 주총 이후에도 경영권을 놓고 분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양구 전 회장측과 나 대표 사이에 각종 법적 소송전이 이어지고 있다. 동성제약은 이양구 전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줄처벌법상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양구 전 회장 측이 나 대표 등 경영진 3명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데 맞고발을 하며 소송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더해 회생계획안의 방향에 따라 현재 지배구조가 변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회생을 위해 채무 출자 전환을 통한 대주주 변화 가능성뿐 아니라 ‘인가전 M&A’를 통해 새로운 주인을 찾을 수 있다. 현재 동성제약은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개선계획서를 통해 상장 유지 방안으로 ‘인가 전 M&A’를 제시한 상황이다. 신규 투자자 유치를 통해 자금난 해소와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브랜드리팩터링과 일부 소액주주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회생 방안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인가 전 M&A가 추진될 경우 주식 수를 줄이는 무상감자가 단행될 수 있고, 이에 따라 자신들이 보유한 지분 가치가 크게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성제약이 회생계획 과정에서 인가전 M&A까지 포함된 만큼 회생계획 과정에서 현재 상황과 별개로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동성제약은 2018년 이후 적자가 지속됐고, 올해 상반기에도 영업손실 34억 원과 순손실 201억 원을 기록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