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 국회에서 법인세 인상이 이뤄질까?

20대 국회 들어 야당이 법인세 인상 논의를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법인세 인상 개정안을 처리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23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에 발의된 법인세법 개정안은 모두 16건이다. 이 가운데 1건이 철회돼 현재 15건이 계류돼 있다. 계류법안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5건이 법인세 인상에 대한 것이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법인세 인상 개정안 봇물  
▲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
법인세 인상 요구는 야권에서 활발하다. 더불어민주당의 윤호중 박영선 박주민 의원, 국민의당 박주현 김동철 의원이 각각 법인세 인상안을 대표발의했다.

법인세 인상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세부적인 내용의 차이는 있으나 모두 최고세율을 현행 22%에서 25%로 인상하는데 뜻을 모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과세표준 500억 원 초과구간을 신설해 최고세율 25%를 적용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현재는 과세표준 200억 원 초과구간에 대해 최고세율이 적용된다.

윤호중 의원안은 현재 구간의 세율 적용은 그대로 두고 500억 초과구간만 신설해 최고세율 25%를 적용하는 내용이고 박주민 의원안은 기존 20% 세율이 적용된 2억 원 초과 200억 원 이하 구간의 세율까지 22%로 확대적용하는 내용이라는 차이가 있다.

박영선 의원안은 윤호중 의원안과 동일하나 부칙으로 세율을 매년 1%포인트씩 단계적으로 인상하도록 했다.

국민의당에서 나온 법인세 인상안은 최고세율이 더 폭넓게 적용된다. 20대 국회들어 가장 먼저 나온 김동철 의원안은 과세표준 구간을 현행 3단계에서 4단계로 세분화하되 현재 최고세율 구간인 200억 원 초과구간에 25% 세율을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주현 의원은 반대로 과세표준 구간을 2단계로 축소하고 2억 원 초과 구간부터 최고세율 25%를 적용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에서 여러 방안이 나오고 있는 반면 정의당은 아직 법인세 인상안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정의당 역시 지난 총선에서 법인세 인상을 공약으로 내걸어 법인세 인상 움직임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정의당도 법인세를 이명박 정부 이전인 25% 수준으로 회복하겠다고 약속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7월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법인세를 다시 원상태로 회복해야 한다”며 “대기업과 경영진이 경제위기 시대에 증세로 공동체 유지에 함께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법인세 인상 개정안 봇물  
▲ 정세균 국회의장.
여당은 야당의 법인세 인상 요구에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윤상직 새누리당 의원은 2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야당 의원들이 법인세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을 잇따라 내놓자 “열심히 활동하는 기업을 옥죄면 해외로 더 많이 빠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당의 반대에도 법인세 인상안이 연내 통과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법인세 인상 개정안을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하겠다는 뜻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정 의장은 22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여야 합의가 안되면 법인세 등 세입 관련 법안은 당연히 지정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될 경우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도 예산안 처리기한인 12월1일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다. 야당이 우세한 국회 지형상 법인세 인상안이 본회의에 부쳐지면 충분히 통과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