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회계감사를 실시하는 외부 회계법인에 매년 보수를 과도하게 올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KDB산업은행으로부터 받아 공개한 최근 10년간 대우조선해양의 회계법인 계약현황’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이 2006년 이후 회계법인에게 외부감사 계약으로 지출한 금액은 모두 68억 원에 이른다.
▲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
대우조선해양은 2004~2006년과 2007~2009년 삼정KPMG를, 2010~2012년과 2013~2015년에 딜로이트안진을 외부감사인으로 선정했다. 올해 3월 분식회계 의혹이 일자 금융감독원의 지시에 따라 외부감사인을 삼일PwC로 바꿨다.
대우조선해양은 매해 회계법인에 지급하는 감사 보수를 올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조선해양이 딜로이트안진에 지급한 금액은 2013년 4억7천만 원에서 2014년 5억4600만 원, 2015년 8억2천만 원으로 급격히 늘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 기간에 수조 원대의 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은 2014년 종속기업 연결감사 업무가 늘어났고 지난해 금융감독원의 감리를 받아 감사인원 투입이 증가했기 때문에 보수가 증가했다고 해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딜로이트안진에 지급한 금액도 2억8천만 원에서 4억7천만 원까지 올랐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이 국제회계기준(IFRS)를 도입한 뒤 감사해야 할 연결회사가 14개에서 18개로 늘어났고 감사범위가 확대됐기 때문에 계약금액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박용진 의원은 “국제회계기준 도입은 충분히 예고된 사안인데 애초에 감사계약을 체결할 때 이를 계약금액에 반영하지 않고 매년 감사보수를 올려주는 형식을 취한 배경이 의심스럽다”며 “대우조선해양이 보수를 매년 올려주는 방법으로 회계법인을 길들인 것이 아닌지 의심이 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대우조선해양이 2006년 이후 회계법인들에 지급한 수십 억원대의 비상식적 보수는 부실감사 및 분식회계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에 회계법인의 책임도 분명히 있는 만큼 청문회에서 본질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