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에 공급하는 곡면 올레드패널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곡면화면 탑재 모델을 확대하고 애플도 올레드패널 수요를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돼 삼성디스플레이는 올레드에 추가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 양산시설을 확보해야 한다.
▲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1일 “부품공급사들의 정보를 종합하면 갤럭시노트7의 생산량이 수요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 생산능력이 가장 큰 문제”라고 분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두곳의 공장에서 중소형 올레드패널을 생산하고 있다.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 기준으로 월 350만 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7엣지 등 이전작의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어 삼성디스플레이가 갤럭시노트7에 공급할 수 있는 올레드패널 생산량이 월 200만 대에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도 올레드패널을 탑재하고 있는데다 곡면 디스플레이의 수율이 평면 올레드보다 낮아 공급량이 더 적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갤럭시노트7의 초기 수요를 볼 때 올해 안에 1500만 대 가까이 판매될 것이라는 예상이 증권가에서 나왔다. 하지만 패널 공급량이 이에 미치지 못해 판매량도 전망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이 내년부터 아이폰 일부 모델에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을 독점공급받아 탑재할 가능성이 유력해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의 공급부족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역시 곡면화면의 ‘엣지’ 스마트폰을 갤럭시 시리즈의 차별화된 정체성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밝힌 만큼 곡면 올레드패널의 수요가 조만간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존 LCD 생산라인을 구조조정해 중소형 올레드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내년부터 올레드패널 생산량은 올해의 1.5배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엣지모델 출시를 확대할 경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증설규모로는 부족할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가 예상보다 추가투자를 앞당길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연간 2억 대 안팎의 아이폰 판매량을 올리는 만큼 일부 모델에만 올레드를 탑재해도 삼성전자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의 올레드패널 수요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연구원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삼성전자가 접는 스마트폰의 출시도 검토할 경우 삼성디스플레이에 현재 진행되는 규모의 2배가 넘는 올레드 생산설비 증설이 필요할 것으로 진단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미 올레드패널 증설에 계획한 투자가 10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상황에서 같은 규모의 투자가 추가로 이뤄질 경우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공장 부지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레드 생산라인을 증설하려면 기존의 LCD 생산라인을 더 줄여 이를 올레드패널 생산공장으로 전환해야 한다.
▲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에 적용된 곡면 올레드패널. |
최근 대만 홍하이그룹에 인수된 샤프는 일본 재팬디스플레이와 협력해 올레드패널시장 진출을 앞당기려는 목표를 두고 있다. LG디스플레이와 중국 경쟁업체들의 올레드 증설경쟁도 치열하다.
또 스마트폰용 LCD패널의 가격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어 올레드패널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해지고 있다. 스마트폰업체들이 가격경쟁을 벌일 경우 단가를 낮추기 위해 LCD패널을 계속 채용할 가능성도 높다.
결국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런 위험에도 실적 급성장을 노려 올레드패널 증설투자를 이어갈지, 또는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지켜내기 위해 상황을 더 지켜볼지 선택의 기로에 놓인 셈이다.
SK증권은 “중소형 올레드패널 수요는 2018년 들어 올해의 2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LG디스플레이 등이 공격적 투자로 삼성디스플레이 추격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