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시장이 대형건설사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부동산 정책으로 충분한 공급주택을 내세웠는데 이를 위해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민간중심 주택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택 브랜드 가치가 높은 대형건설사 위주로 도시정비 수주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반대방향) 2021년 시공능력평가 순위 1위부터 5위까지 대형 건설사 로고. |
10일 건설업계와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새 정부에서 재개발·재건축 및 리모델링 등 도시정비 관련 규제를 완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 당선인의 부동산 공약을 살펴보면 △5년 동안 250만 세대를 공급하고 △민간재건축 용적률을 300%에서 500%로 올리며 △안전진단 규제를 완화해 30년 이상 아파트는 정밀안전진단을 면제한다.
이에 따라 3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 단지는 재개발·재건축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1기 신도시(경기 일산, 분당, 중동, 평촌, 산본)에서는 리모델링을 통해 주택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문재인 정부에서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3기 신도시(경기 남양주, 하남교산, 고양, 부천, 인천 계양)를 건설하는 것과 다르다.
특히 250만 세대 공급(수도권 130만 세대, 서울 40만 세대)에서 민간이 200만 세대를 담당한다는 윤 당선인의 정책에 따라 브랜드 가치가 높은 대형 건설사 위주로 도시정비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윤 당선인의 공약에 따라 적극적 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이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따라 민간 재건축시장이 확대돼 브랜드 파워가 높은 대형사에게 유리한 시장이 펼쳐질 공산이 크다”고 바라봤다.
이미 도시정비시장은 대형 건설사들이 꽉 잡고 있다.
지난해 도시정비 신규수주를 살펴보면 현대건설(5조5499억 원), GS건설(5조1437억 원), 포스코건설(4조213억), 대우건설(3조8992억 원)이 1위에서 4위까지 이름을 올렸다.
GS건설은 2015년 8조 원 수주 이후 6년 만에 최대 도시정비 수주실적을 냈고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수주잔고를 쌓아 올렸다.
올해도 이런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GS건설과 현대건설은 현재까지 각각 도시정비 시장에서 1조8919억 원, 1조6638억 원을 확보하며 1분기가 아직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2조 원대 수주를 바라보고 있다.
더욱이 도시정비를 추진하는 조합에서 하이엔드 브랜드 선호현상도 심화하고 있고 재무체력이 뛰어난 대형 건설사를 찾고 있다.
아파트 미래가치를 위해 공사비가 조금 더 들더라도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하고 조합원 중도금 납부시점을 입주시기로 늦추거나 조합원 이주비 이자를 지원할 수 있는 건설사를 선호하는 것이다.
실제 하이엔드 브랜드를 보유한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는 지방 광역시 최대 규모 도시정비사업장에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또한 시공사 선정 과정에 있는 리모델링조합들은 한국신용평가 회사채 기준 AA- 등급 이상의 건설사들에게 입찰 자격을 주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는 서울 강남구 대치2단지, 이촌 코오롱 아파트 등이다.
30년 이상 노후 주택 370만 세대의 재건축 연한이 도래함에 따라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에 따라 수백조 원의 도시정비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됐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도시정비시장 규모를 정확히 추정하기 어렵지만 전국적으로 30년 이상의 노후 주택이 370만 세대에 이르러 재건축 연한을 넘겨오고 있다”며 “현재 시공사 선정을 앞둔 현장만 100구역 수준임을 고려하면 수백조 원 규모의 시장이다”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대형 4사(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의 주택건축 수주가 100조 원이 넘는데 이 가운데 도시정비 비중이 절반 이상이다”며 “대형건설사들은 도시정비 시장 규모도 크고 브랜드 파워가 막강해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대형 건설사들은 이런 분위기를 타고 도시정비 수주에 고삐를 죄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은 지난해 1조 원에 미치지 못했던 도시정비 수주 실적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워 서울 이촌동 리모델링 수주에 집중하고 있고 현대건설은 4년 연속 도시정비 1위를 하겠다는 목표에 도전하고 있다.
GS건설도 올해 1분기 도시정비 신규수주 2조 원 달성을 낙관적으로 보며 전략적으로 수주할 수 있는 곳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우건설은 도시정비 신규수주 목표를 지난해보다 소폭 높여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