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물러난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 또는 ‘입’으로 불릴 정도로 친박의 핵심이었던 이 홍보수석의 퇴진은 청와대의 인적쇄신이 폭이 커질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기춘 비서실장의 거취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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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 |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지방선거 직후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7일 전해졌다.
이 홍보수석은 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 대선 캠프의 공보단장을 맡아 박근혜 대통령의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으로 이남기 전 홍보수석이 사퇴하자 지난해 6월 홍보수석으로 옮겼다.
이 홍보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의 청와대 인적 쇄신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사의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홍보수석이 사의를 표명한 직접적 이유는 KBS 이사회의 길환영 사장 해임의결, 자신이 길 사장과 함께 노조로부터 KBS 독립성 훼손과 관련해 고발당한 점 등으로 전해졌다.
이 홍보수석의 사의 표명에 따라 따라 향후 개각과 함께 청와대 개편도 큰 폭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일부에서 이 홍보수석이 개각과 함께 입각하거나 7월30일 예정된 보궐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홍보수석은 KBS 길환영 사장의 해임사태로 귀결된 KBS 독립성 훼손과 관련해 이름이 오르내렸다.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물러난 뒤 길환영 사장이 백운기 시사제작국장을 후임 보도국장으로 임명하자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백 국장은)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과 고교 동문이라는 점 때문에 매번 보도국장 후임에 거론돼 왔다”며 “길환영 사장은 청와대 지시를 자신이 직접 받아 뉴스에 개입했다가 김시곤 전 국장의 폭로로 들통이 나자 그 역할을 백 국장에게 떠넘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이 홍보수석의 사의 표명과 관련해 "이 수석의 사의 표명이 청와대와 내각의 전면적인 인사쇄신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근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서면 논평을 통해 "이정현 홍보수석이 직간접 간여한 것으로 알려진 KBS문제의 근본적 해결책도 나와야 한다"며 "청와대는 방송장악 야욕을 버리고 공영방송을 국민의 품으로 돌려보내겠다는 선언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이정현 홍보수석의 사의 표명은 이정현답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대통령을 위한 도마뱀의 지혜”라고 비꼬았다. 그는 “아직도 물러서지 않는 김기춘 비서실장과 비교가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