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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사전투표 독려캠페인을 하고 있다.<뉴시스> |
6월 지방선거 사전투표가 30일부터 실시됐다. 유권자들은 거주지 주소와 상관없이 전국 3506곳에 설치된 사전투표소 어디서나 투표를 할 수 있다. 기존 부재자투표와 달리 사전신고 없이 신분증만 있으면 사전투표가 가능하다. 사전투표는 이틀 동안 실시된다.
사전투표제는 지난해 4.24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처음 도입돼 합격점을 받았다. 사전투표율이 평균 6.93%로 18대 대선의 평균 부재자 투표율 2.2%를 크게 웃돌았다. 사전투표제가 전국단위로 실시되는 것은 이번 지방선거가 처음이다.
지난해 선거에서 본인의 주소지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투표를 한 유권자는 사전투표자의 10.6%를 차지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이번 사전투표를 통해 학생이나 출장중인 직장인의 투표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특히 이번 선거일인 6월4일은 6일 현충일과 연결하면 징검다리 황금연휴가 시작되는 날이어서 젊은 유권자들은 휴가를 즐기느라 투표에 불참할 가능성이 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6월4일이 임시공휴일이고 이틀 뒤가 현충일인 만큼 나들이를 계획하는 젊은층이 미리 투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여당보다는 야당에 유리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관계자는 “20∼40대의 정권심판 정서와 맞물려 결과적으로 야권에 유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런 예측은 빗나가고 있다. 사전투표에 중장년층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첫날 사전투표에서 장년층이 예상외로 몰리자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민병두 의원은 "현재 사전투표 진행상황을 굉장히 비관적으로 본다"며 "현재로서 볼 때 50대와 60대 투표율이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그는 "60대 투표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이 상황을 긴장감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애초 새정치민주연합은 사전투표에 40대 이하 젊은층이 몰릴 것으로 보고 사전투표를 홍보하는 데 주력했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지난 19일 직접 서울 여의도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 모의시험장을 찾으며 직접 사전투표를 홍보했다. 안 대표는 "이번 선거는 30일과 31일, 6월4일까지 투표를 할 수 있으니 3번의 기회를 놓치지 말고 꼭 투표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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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가 급식 재료에서 농약이 검출됐다는 내부문건을 공개하고 있다. 왼쪽은 김황식 전 국무총리.<뉴시스> |
반면 새누리당은 사전투표가 전체 선거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본다. 당 관계자는 “사전투표든 정식투표든 결국은 지지율의 문제”라며 “젊은층이 많이 참여하는 사전투표율이 높게 나오면 이에 대한 반발로 보수층이 결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미 지난 대선에서 ‘투표율이 높으면 야권이 유리하다’는 공식이 깨진 것을 경험했다. 18대 대선은 이전보다 12%높은 75.8%의 투표율을 기록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이겼기 때문이다. 리서치회사 관계자는 “사전투표 의향층이 많다고 해도 실제 행동과 다른 문제”라며 “결국은 실제 사전투표율이 얼마나 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상대적으로 사전투표에 큰 힘을 기울이지 않았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사전투표제의 유불리를 따지기보다는 투표를 장려하는 활동의 하나로 사전투표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전투표를 대하는 당의 전략에 따라 후보자들의 선거운동도 다른 양상으로 전개됐다. 사전투표 첫째날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사전투표장을 중심으로 유세하는 반면 정몽준 후보는 사전투표장은 신경쓰지 않고 선거운동을 펼쳤다.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30일 구로3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하면서 하루를 시작했다. 박 후보는 이어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 출근길 사전투표 독려 캠페인 '모두 함께 하이파이브' 행사에 참석했다. 오후에 관악구 경로당을 찾아 노년층 공약을 발표했다.
반면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는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화력발전소를 방문해 노후된 발전소 시설에 우려의 뜻을 표명했다. 이어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기자회견을 열어 농약급식에 관해 박원순 후보를 공격했다. 이후 노원구 월계동에서 탈북자 동지회가 주최한 삼계탕 봉사활동에 참석해 노년층 유권자를 대상으로 삼계탕 배식 봉사활동을 했다.
30일 오후 6시에 마감된 첫째날 사전투표율은 전국기준 4.75%를 기록했다. 이는 196만317명이 투표한 것이다. 투표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8.50%)이었고, 가장 낮은 지역은 대구(3.38%)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