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의 해외법인 자산가치가 2012년 이후 4년 사이 10조 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 정부에서 해외자원 개발에 나섰던 공기업 가운데 한국석유공사가 7조 원의 손실을 입어 자산 감소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공기업 해외법인 자산가치 10조 감소, 자원개발 실패 탓

▲ 이재웅 한국석유공사 사장 직무대행.


17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국내 35개 공기업 가운데 해외법인을 설립하고 자산 등 주요지표를 공개한 15곳의 175개 해외법인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2016년 기준 해외법인 취득가액은 28조5412억 원으로 2012년보다 5조9947억 원(26.6%) 늘었다.

하지만 2016년 기준 이 자산의 장부가액은 18조6661억 원으로 2012년보다 4조1322억 원(18.1%) 줄었다.

취득가액이 늘었지만 장부가액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자산가치가 하락했다는 뜻으로 최근 4년 동안 공기업 해외법인 취득가액과 장부가액의 격차는 10조1269억 원에 이르렀다.

CEO스코어는 “공기업 해외법인이 4년 사이 10조 원에 이르는 혈세를 탕진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벌인 공기업의 자산가치 하락이 두드러졌다.

한국석유공사는 2016년 취득가액이 2012년보다 1조3635억 원(10.8%) 늘었는데 장부가액은 5조8676억 원(49.5%) 줄어 차액이 7조2311억 원에 이르렀다. 특히 해외석유개발사업을 담당한 26개 해외법인 중 영국과 캐나다 3곳의 차액이 6조8천억 원에 이르렀다.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진행했던 한국가스공사와 한국광물자원공사도 4년 사이 해외법인의 자산가치가 각각 1조7604억 원, 1조1313억 원씩 떨어졌다.

조사대상 해외법인 175곳 가운데 자본잠식에 빠진 법인은 35곳(20%, 공동출자 포함)으로 드러났다.

석유공사는 26개 해외법인 가운데 절반인 13곳(50%)이 자본잠식에 빠졌고 한국남동발전은 12곳 가운데 4곳(33.3%), 가스공사는 22곳 가운데 4곳(18.2%)이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