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부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가 잠수함용 리튬이온배터리를 독자 개발해 상용화한 데 이어 향후 전기 추진 선박 상용화 시대를 대비해 선박용 배터리 사업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한화오션이 기존 납축배터리를 리튬이온배터리로 대체한 3600톤 급 잠수함 '서희함'을 지난 3일 진수했다.

한화오션이 진수한 서희함에 사용된 추진용 배터리는 한화에어로스페이가 직접 개발해 생산한 제품으로 확인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선박 에너지저장장치(ESS)용과 잠수함용 리튬이온배터리 생산을 시작했다.

이부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는 경기도 평택에 선박용 배터리 파일럿 생산라인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표는 향후 친환경 규제에 따른 전기 추진 선박 상용화 시대를 겨냥해 선박용 배터리 사업 확장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한화그룹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잠수함용 배터리 기술 내재화에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일 한화오션은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3600톤(t)급 잠수함 '서희함' 진수식을 개최했다.

해군은 서희함이 배치-Ⅰ(도산안창호급·3000t급) 잠수함과 비교해 탐지·타격 능력, 은밀성, 생존성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해군은 안정성이 검증된 국산 리튬이온배터리를 탑재해 잠항 지속시간·최대속력 항해 시간을 늘렸고, 이를 통해 작전 능력을 대폭 개선했다고 덧붙였다.

디젤 엔진 잠수함에서 배터리는 바닷 속에서 추진력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동력이다. 수면 위에서 프로펠러를 통해 생산한 전기로 배터리를 충전하고, 이를 해저에서 동력으로 사용하는 구조다.

기존에는 납축배터리가 주로 활용됐지만, 짧은 수명과 충전 과정에서 수소 가스가 발생해 자주 수면 위로 올라와야 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리튬이온배터리다. 리튬이온배터리의 에너지밀도는 1kg당 150와트시(Wh) 수준으로 기존 납축배터리(45Wh/kg)보다 3배 이상 높으며, 충전 중 수소 가스도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지난 2016년 7월부터 삼성SDI를 포함한 6개 전문업체와 한국전기연구원 등 5개 연구기관개 함께 잠수함용 리튬이온배터리 개발에 돌입했다.

당초 한화그룹의 구상은 한화오션이 잠수함의 전반적 설계 및 건조를 담당하고, 삼성SDI가 배터리셀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를 배터리 팩과 모듈로 생산하는 것이었다.

▲ 한화오션이 지난 3일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진수한 3600톤급 최신예 잠수함 '서희함'(SS-088) 모습. <대한민국 해군>


하지만 국내 배터리 제조사 잠수함용 배터리 생산에 미온적 반응을 보이며 한화그룹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배터리 기업 입장에서 잠수함용 배터리셀은 수요는 매우 적은 반면 생산 과정은 까다로워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은 배터리셀 개발 능력을 내재화하기로 결정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그 역할을 담당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서희함에 활용된 리튬이온배터리의 셀부터 팩, 모듈, 체계종합까지 독자 개발했다.

회사는 기존에도 선박용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배터리셀을 일부 생산헤왔다.

이 대표는 이르면 내년 완공을 목표로 잠수함과 선박 ESS용 배터리 시험 생산라인 구축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회사는 선박용 배터리 파일럿 생산라인 구축을 위해 경기 평택시 인근에 부지를 확보했다. 목표 생산능력은 500메가와트시(MWh) 수준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한화오션의 잠수함용 배터리를 생산해 공급하는 한편 친환경 전기 추진 선박용 배터리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30년 이후 전기 추진 선박이 본격 상용화에 맞춰 선박용 배터리를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 뷰 리서치는 선박용 배터리 시장이 2025년 7억7600만 달러(약 1조500억 원)에서 2033년 28억2150만 달러(약 3조8300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잠수함과 선박용 ESS 배터리 파일럿 생산라인 구축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니다”라며 “전기 추진 선박 관련 제품 개발도 진행하고 있으나, 현 시점에서 공식적으로 밝힐 수 있는 투자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