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가 23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애플스토어 인근에서 아이폰 듀오 형상을 본떠 만든 구조물을 지나쳐 가고 있다. <연합뉴스>
그동안 애플은 세계 최대 낸드플래시 구매자라는 지위를 앞세워 반도체 공급업체에 장부 감사까지 요구하는 등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누렸는데 처지가 뒤바뀐 모양새다.
2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MS, 메타,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이 낸드플래시 확보 경쟁에 뛰어들면서 반도체 공급업체들이 애플에 가격 인상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
메모리반도체의 일종인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저장된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는 비휘발성 메모리로 스마트폰,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같은 저장장치에 주로 쓰인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트에 따르면 MS와 메타, 구글 등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의 낸드플래시 구매량은 애플의 두 배에 육박한다.
애플은 과거 대규모 구매 물량을 무기로 반도체 공급업체에 업계 최저 수준의 가격을 요구했다.
다른 고객에게 더 낮은 가격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최혜 고객 조건을 계약에 넣고 공급업체 장부를 감사해 다른 거래처의 판매가격과 생산 현황까지 확인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애플의 협상력이 AI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의 낸드플래시 수요 증가로 약해지면서 공급업체에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MS, 메타, 구글 등 기업은 데이터센터 구축 비용에서 낸드플래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아이폰 제조보다 상대적으로 작다. 회계상 투자비를 수년에 걸쳐 분산할 수 있어 높은 가격을 감수할 여력이 있다.
일본 낸드플래시 기업 키오시아가 올해 메타와 MS, 아마존과 더 높은 가격을 전제로 장기 공급계약을 맺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렇듯 낸드플래시 물량이 빅테크에 집중돼 애플은 가격 협상력에서 열세를 보이며 구매 비용 상승에 직면했다.
테크인사이트는 애플의 올해 낸드플래시 구매 비용이 지난해 약 60억 달러(약 8조 원)에서 250억 달러(약 33조4천억 원)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은 그동안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의 추가 저장용량 판매로 큰 이익을 거뒀는데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으로 압박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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