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 지주사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가 모두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인공지능 인프라에 투자 확대를 예고했다. 그러나 두 기업의 재무 상황이 엇갈리며 중장기 시장 상황을 예측하기 더 어려워졌다. 구글의 미국 텍사스 데이터센터 홍보용 사진. <구글>

[비즈니스포스트] 구글 지주사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실적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시장 전망에 다소 엇갈린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모두 데이터센터에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재확인했지만 실적과 재무 역량에 차이가 벌어지면서 지속가능성이 다소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28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인공지능 사업에 투자하는 막대한 비용이 빅테크 기업의 실적과 재무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월스트리트 증권가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빅테크 업체들이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하면서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지만 실제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에 시장의 판단이 다소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기관 캐털리스트다이내믹알파펀드는 “현금 창출 능력을 주주들에게 증명할 수 있는 기업들이 시장에서 앞으로 더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동안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와 수익성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면서 주가도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이러한 추세는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가 28일 발표한 3분기 실적에도 확인됐다.

알파벳의 2026년 3분기 매출은 1276억 달러(약 170조 원), 클라우드 매출은 307억 달러(약 41조 원) 안팎으로 집계됐다. 인공지능 사업에 핵심인 클라우드 매출이 2025년 3분기의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하지만 3분기 잉여현금흐름은 91억 달러(약 12조 원) 안팎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사업으로 벌어들인 현금보다 훨씬 많은 자금을 투자에 활용한 셈이다.

결국 알파벳 주가는 실적 발표 뒤 장외거래에서 10% 가까이 떨어져 거래되고 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장외거래에서 3% 가까운 상승폭을 기록하고 있다. 회계연도 2027년 1분기(2026년 3분기) 잉여현금흐름이 186억 달러(약 25조 원)로 시장의 예상치를 두 배 이상 웃돌았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알파벳의 실적이 인공지능 투자에 관련한 시장의 우려를 되살린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균형을 맞추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을 전했다.

▲ 마이크로소프트의 인공지능 반도체를 적용한 서버 사진. <마이크로소프트>

다만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두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인공지능 인프라에 꾸준한 투자 확대 계획을 재확인했다.

알파벳은 2026년 설비 투자에 1950억~2050억 달러(약 260조~274조 원)를 지출할 것으로 전망되며 2027년에는 규모가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구체적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2027회계연도 설비 투자 금액이 1900억 달러(약 254조 원)를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을 지속하는 것은 반도체 업황에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데이터센터 분야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알파벳과 같이 현금흐름이 악화해 재무가 불안정해지는 빅테크 업체들이 늘어난다면 결국 단기간에 투자가 크게 위축되며 반도체 산업 전반에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이 안정적 현금 창출 능력을 갖춘 기업의 투자는 꾸준히 이어지겠지만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하기는 어려워질 가능성이 떠오르는 셈이다.

반도체 기업들이 빅테크 업체들의 중장기 수요에 대비해 공격적으로 생산 증설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일부 기업이 투자를 줄이면 업황이 악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블룸버그는 메타가 23일(현지시각)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중장기 투자 지출 전망치를 상향한 점도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며 시장에서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결국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일부 업체의 재무 상황은 불안해지는 사례가 나타나며 시장에 다소 엇갈린 신호를 주고 있다.

자연히 반도체 수요 전망을 예측하기도 어려워지면서 당분간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빅테크 업체들의 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시됐다.

투자기관 패리시캐피털의 테드 패리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에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세가 더 가속화되는 모습을 확인한다면 투자자들이 AI 시장 성장을 확신하고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