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송파구에 있는 한 병원에 입고된 한미약품 '에페'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한미약품의 국산 비만치료제 ‘에페’ 처방이 시작된 29일 서울 강남구의 한 병원에서 만난 20대 후반 환자 A씨는 새 치료제를 찾은 이유로 가격을 꼽았다. 인스타그램에서 처방 안내를 보고 에페에 관해 상담받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고 했다.
이날 서울 강남·송파 지역 병원의 에페 입고와 처방 안내를 살펴보니 제품을 확보한 병원들은 진료와 상담을 거쳐 처방을 시작하고 있었다. 약국에도 출시 시점과 취급 여부를 묻는 문의가 들어오고 있었다.
에페를 찾는 관심의 중심에는 가격이 자리한다.
이날 의료정보 플랫폼 닥터나우의 다이어트 주사 가격 지도에서 확인한 에페 2㎎ 2펜 가격은 병원에 따라 6만4천 원부터 9만5천 원까지 표시됐다. 화면에 표시된 병원 가운데 가장 낮은 가격은 6만4천 원으로, 7만 원과 7만5천 원, 8만 원을 제시한 곳도 있었다.
2펜은 주 1회 투여를 기준으로 2주 동안 사용하는 분량이다. 에페는 처음 2주 동안 2㎎을 투여하고 다음 2주에는 4㎎으로 용량을 높이는 만큼 첫 한 달 비용을 계산하려면 4㎎ 제품 가격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에페의 1펜당 공급가는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2㎎ 2만4200원, 4㎎ 4만700원, 6㎎ 5만7200원, 8㎎ 6만9300원, 10㎎ 7만4800원으로 알려졌다.
이를 기준으로 2㎎과 4㎎을 각각 두 차례 투여하는 첫 4주분 공급가는 12만9800원이다. 이후 4주분 공급가는 6㎎ 22만8800원, 8㎎ 27만7200원이며 유지 용량인 10㎎은 29만9200원이다.
다만 공급가는 의료기관 등에서 환자에게 판매하는 가격과 다르다. 에페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전문의약품으로 환자가 실제 부담하는 금액은 의료기관의 약값과 진료비 등에 따라 달라진다.
기자가 방문한 서울시 송파구 소재 병원에서도 에페 2mg 첫 2주치 가격이 8만 원부터 시작한다고 안내했다. 병원 관계자는 “마운자로 등 기존 비만치료제 가격이 비싸 환자들의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는 점도 방문객의 관심을 끌었다. 병원에서 만난 환자 B씨는 “한국에서 임상을 했다고 해서 좀 더 괜찮을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며 “친구는 마운자로를 두 번 맞고 부작용이 심해 응급실에 갔다가 투약을 포기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제품 입고와 처방 방식을 안내하는 과정도 엿보였다. 처방 시작을 앞두고 송파 지역 병원에 입고 여부를 문의했을 때 직원은 “제품이 들어왔다”며 “내원하면 체성분을 측정하고 상담을 받은 뒤 의사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송파구 소재 한 병원 관계자는 “저희는 50박스씩 받았고 다른 병원은 5박스씩 받은 것으로 안다”며 “현재는 6㎎ 제품까지 들어왔고 8㎎과 10㎎ 제품도 곧 들어올 것 같다”고 말했다.
▲ 에페 2㎎ 제품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문진표를 작성한 뒤에는 체성분을 측정하고 상담을 받았다. 상담에서는 체중뿐 아니라 근육량과 체지방을 살폈고 평소 식습관과 운동, 수면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상담을 진행한 의사는 “이런 약은 음식 생각을 덜 하게 하고 배부른 느낌을 주는 작용을 한다”며 “식사량을 줄이면 체중은 빠지지만 근육이 빠져버리면 요요가 잘 오는 몸이 된다는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목표는 최대한 근육 말고 체지방 위주로 빠지는 다이어트”라며 “단백질 위주의 식사와 식습관 관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 약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이용자가 궁금해할 만한 부분은 효과와 부작용이었다.
짧게 사용한 뒤 자신에게 맞는지 판단할 수 있는지 묻자 의사는 “2㎎으로 맞는지 안 맞는지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효과 문제로 그렇게 빨리 약을 바꾸고 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에페의 단계적 증량 방식에 관한 설명도 이어졌다.
의사는 “2㎎과 4㎎은 각각 2주씩 사용한 뒤 증량하고 나머지는 4주씩 사용한 뒤 증량하도록 안내하고 있다”며 “효과나 부작용에 따라서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페는 이러한 증량 과정을 거쳐 유지 용량인 주 1회 10㎎에 도달하도록 허가됐다.
주사펜 사용법도 상담 항목이었다. 병원 관계자는 “뚜껑을 열고 주사 부위에 대고 누르면 약이 들어가는 방식”이라며 “같은 요일에 맞아야 하고 냉장 보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에페는 한미약품이 개발한 에페글레나타이드 성분의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다.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유지하도록 작용하며 주 1회 투여한다.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먼저 자리 잡은 시장에 국산 제품이 추가되면서 의료진과 이용자가 검토할 선택지도 늘었다. 다만 이번에 입고된 제품의 용량과 물량, 실제 처방 가능 시점은 병원별로 확인해야 했다.
병원 밖 약국에서도 에페에 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 강동구의 약사 C씨는 “에페가 언제 나오는지, 취급할 예정인지 묻는 전화와 방문 환자들의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에페 입고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언제 들어올지도 미정”이라고 설명했다.
병의원 중심의 초기 공급에 관한 약사 입장의 의견도 전했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22일에 초도물량이 출하됐고 29일부터 일부 의료기관에 우선 공급되고 있다.
C씨는 “약사들도 의약품을 취급하면서 학술적으로 공부해야 한다”며 “같은 지역사회 건강을 책임지는 일원으로서 정보적으로 소외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
▲ 에페 사용 가이드북. <비즈니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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