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보가 15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국제 상용차 박람회에 자체 개발한 수소트럭을 공개하고 있다. <볼보>
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트럭 업체도 가격 경쟁력과 현지 생산을 앞세워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유럽 현지에 수소트럭 엑시언트를 내세운 현대자동차와 친환경 상용차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틴 룬드스테트 볼보그룹 최고경영자(CEO)는 20일(현지시각) 독일 하노버 상용차 박람회(IAA)에서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를 통해 “전기트럭에만 의존하는 건 매우 위험하다”며 최근 수소트럭 개발에 힘주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볼보그룹과 같은 스웨덴의 스카니아와 독일의 다임러트럭, 이탈리아의 이베코 등 유럽 주요 상용차 기업들은 온실가스 감축 규제 강화 추세에 대응해 전기트럭 개발과 판매에 힘주고 있는 데 더해 최근 토요타와 수소트럭 협력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토요타는 다임러트럭과 볼보그룹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합작사인 셀센트릭 지분 투자에도 참여한다.
앞서 토요타는 2014년 자체 개발한 수소전지를 탑재한 세계 최초 양산형 수소연료전지 세단인 미라이를 출시했다. 차량 출시 전부터 수소전지를 개발해 축적한 기간만 30년에 육박한다.
이렇듯 토요타가 오랜 기간 쌓아온 수소전지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럽 상용차업체와 손잡고 수소트럭 보급을 확대하려는 것이다.
이번 유럽 상용차와 토요타의 동맹은 2030년까지 수소 트럭의 대규모 보급이 가능한 생태계의 구축도 목표로 한다. 차량 개발부터 충전 인프라, 연료 공급처까지 유럽 전역에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다임러트럭은 올해 말부터 수소연료전지 트럭 100대를 생산해 고객사에 공급하고 2030년까지 이 분야에 수억 유로를 투자할 예정이다.
볼보그룹 또한 토요타 수소전지에 기반한 수소트럭을 2030년 시장에 출시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할 계획을 세웠다.
수소차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 반응으로 생성된 전기를 활용해 모터를 구동하는 자동차다. 그동안은 수소 충전 인프라 부족에 대중화가 지연됐다.
조사업체 SNE리서치가 지난 8월6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올해 상반기 세계 수소 자동차 판매량은 4643대에 그쳤다. 현대차와 토요타가 각각 71.9%와 6.6% 점유율을 기록했다.
더구나 수소가 내연기관 트럭에 들어가는 경유보다 같은 거리를 주행하는 데 드는 비용이 2~4배가량 높다는 점도 도입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러나 긴 주행거리와 부산물로 물만 남기는 친환경적 요소로 상용차 부문에서 성장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자동차업계 분석에 따르면 수소트럭은 특히 충전 시간과 주행거리 측면에서 전기트럭에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과거 보도를 보면 수소트럭은 완전 충전에 30분 정도만 걸리지만 전기트럭은 최소 몇 시간이 필요하다. 짧은 충전으로 운행 시간을 늘릴 수 있어 전기트럭과 비교해 상업성이 나은 것으로 여겨진다.
유럽 상용차 기업이 수소트럭 개발에 힘을 주는 배경으로는 중국 전기트럭의 현지 시장 공세도 꼽힌다.
▲ 중국 트럭 제조사 싼이(SANY) 관계자가 15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상용차 박람회장에서 전기트럭 SE636을 설명하고 있다. <싼이>
로이터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BYD는 내년 유럽에 첫 대형 전기트럭을 출시하고 장기적으로 현지에서 판매 차량을 직접 생산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현지 생산으로 유럽연합(EU)의 트럭 수입 관세를 피하면 가격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다. BYD는 정비소와 금융 상품을 포함해 트럭 운용에 필요한 서비스를 포괄해 제공할 방침도 세웠다.
현재 유럽에 두 가지 전기트럭 모델을 판매하고 있는 싼이 또한 유럽 제조사보다 20%가량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렇듯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한 중국 전기트럭 업체들의 유럽 공략이 현지 생산과 서비스 경쟁으로 확대되면서 수소전지 기술을 갖춘 토요타와 함께 유럽 상용차업체들이 대응에 나선 모양새다.
이런 시장 상황은 현대차에도 경쟁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이미 유럽 수소트럭 시장에서 실증 경험을 확보하고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현대차는 2020년 스위스에서 엑시언트 수소트럭 운행을 시작한 뒤 2026년 1월 기준 유럽 누적 주행거리 2천만 ㎞를 돌파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엑시언트는 올해 2월 기준 스위스와 독일, 프랑스와 네덜란드 및 오스트리아 등 5개국에서 165대가 운행되고 있다. 물류와 청소차, 크레인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
현대차는 유럽 운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주행거리와 수소 소비량, 연료전지 성능 등의 데이터를 축적해 기술 고도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인데 유럽 상용차업체와 토요타가 연합해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한 셈이다.
현대차는 지난 5월19일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세계 수소박람회에서 엑시언트와 넥쏘 등을 앞세워 유럽 수소차 생태계를 확대할 구상도 제시했다.
차량 판매를 넘어 유럽 파트너들과 수소 연료 생산과 공급 등 가치사슬 전반의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결국 토요타 수소전지 기술을 등에 업은 현지 업체와 중국 전기트럭까지 유럽 친환경 상용차 시장을 공략해 현대차도 한층 치열한 경쟁 상황과 마주할 가능성이 고개를 든다.
중국 관영매체 차이나데일리는 “상용차 위주의 독일 하노버 자동차 박람회에 전기트럭을 중심으로 참가하는 중국 기업이 2011년 70개에서 올해 300개로 늘었다”고 최근 보도하며 유럽 상용차 시장에서 현지업체 및 현대차와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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