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디지털 파이낸스 콘퍼런스-디지털금융 인프라의 전환’ 미디어 브리핑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한국신용평가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앞두고 국내 금융시장에 맞는 신용평가 체계 마련에 속도를 낸다.

김홍미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실장은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디지털 파이낸스 콘퍼런스-디지털금융 인프라의 전환’ 미디어 브리핑에서 “(디지털금융 관련) 규제와 혁신 사이 균형점이 필요하다”며 “신용평가가 균형점이자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홍미 실장은 “규제로 모두 통제하는 대신 사업자에게 자율성을 부여하고 그 자율성에 따른 위험을 신용평가로 시장에 제공하는 방식”이라며 “시장에서는 신용평가를 통해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고 사업자는 더 좋은 평가 결과를 얻기 위해 스스로 위험을 관리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는 현재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일정에 맞춰 스테이블코인 평가 방법론을 준비하고 있다.

김홍미 실장은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해외 신용평가사는 이미 준비자산의 신용위험과 유동성위험, 거버넌스 및 운영위험, 기술위험 등을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을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준비자산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코인의 가치를 보증하기 위해 상시 보유하고 운용하는 담보자산을 말한다.

그는 “해외에서는 준비자산에 좀 더 초점을 맞춰 평가를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에서는 코인 발행사의 주주 기반과 신용도, 사업 연계성, 시너지 효과 같은 정성적 요소가 추가 고려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사들은 디지털자산 시장이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발행과 유통, 결제 등 관련 인프라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손성임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홍콩 사례를 들며 디지털자산 제도화가 기존 금융체계와 시장 참여자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봤다.

손성임 상무는 “홍콩은 디지털자산 관련 사고가 발생한 뒤에도 시장을 축소하기보다 규제를 확대하는 방향을 택했다”며 정부 주도의 디지털 그린본드 발행 등 디지털자산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토큰화 상품의 투자자 저변도 넓힐 필요가 있다고 봤다.

손성임 상무는 홍콩 디지털자산 시장이 사모 중심에서 공모와 리테일로 확장한 사례를 들며 “사모만으로 시장을 구성하면 소수 기관투자자 등만 참여해 볼 수 있다”며 “머니마켓펀드(MMF)나 국채처럼 안전성이 검증된 상품은 사모 시장에서 실험한 뒤 빠르게 공모로 전환해 일반 투자자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환 신한금융지주 상무는 디지털자산 관련 사업을 당장 수익화할 가능성보다 변화하는 금융 인프라를 선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준환 상무는 “은행만 금융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핀테크, 빅테크,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인프라와 표준을 만들고 있다”며 “은행이 인프라와 표준을 선점하지 못하면 설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시장에서 법제화가 안 된 상황에서 수익화를 이야기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며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참여 등과 관련해서도 “인프라 선점에 더 포커스를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