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국 조선업 견제에 인도 정부도 기회 본다, HD현대와 협력에 기대

▲ 인도 정부가 미국 트럼프 정부의 중국 조선업 견제를 기회로 삼아 해외 선박 수주 확대를 추진한다. 이 과정에서 HD현대와 기술 협력을 예고한 국영 코친조선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인도 케랄라주에 위치한 인도 최대 규모 코친조선소.

[비즈니스포스트]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조선업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이를 기회로 삼아 해외 국가들의 선박 수주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HD현대와 기술 협력을 체결한 인도 국영 코친조선소가 중국산 선박 의존을 낮추려는 글로벌 해운사들에 주목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31일 “전 세계에서 선박 발주처를 중국 이외 국가로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며 “인도 조선사들에 순풍이 불고 있는 셈”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트럼프 정부는 최근 중국과 무역 갈등에 대응해 중국산 선박이 미국으로 입항하려면 이용료를 내도록 하는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자연히 글로벌 해운사들이 중국 이외 국가에서 제조한 선박 물량 확보를 서두를 수밖에 없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요 증가, 노동력 부족 등 문제로 선박 공급이 줄어들며 단가가 오르고 있는 점도 인도가 시장에 진입하기 좋은 기회로 꼽힌다.

인도 정부는 특히 코친조선소를 앞세워 해외 수주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코친조선소는 성장세를 키우기 위해 7월 한국 최대 조선사인 HD현대와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며 “인도 조선업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HD현대와 협력이 국가 차원의 조선업 육성 노력에 중요한 경쟁력으로 떠오른 셈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9일(현지시각) 인도에서 열린 해운주간 행사에 참석해 조선 및 항만 개발을 지원하고 관련 산업의 빠르고 강력한 발전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인도 정부는 9월에 6973억 루피(약 11조2천억 원) 규모 정부 지원책도 발표했다. 조선업 및 해양 인프라 투자를 위한 개발기금이 포함된다.

현지 당국에 따르면 인도 조선사들은 2023년에 모두 200척의 선박을 건조했다. 2020년과 비교해 세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다만 닛케이아시아는 인도가 조선업 인력 양성과 공급망 구축 등에서 여러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두 나이르 코친조선소 회장은 닛케이아시아에 “인도 조선업 성장에는 최소 15년이 넘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이는 하룻밤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