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수력원자력의 사장 인선이 진전을 보면서 차기 사장의 윤곽이 나타나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현재까지 공공기관장 인선 작업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전문성을 중시하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수원 차기 사장 윤곽 드러나, 이재명 정부 인사에 전문성 중시 엿보여

▲ 한국수력원자력은 차기 사장 임명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15일 에너지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수원 임원추천위원회는 사장 공모 지원자 가운데 서류심사 통과자를 대상으로 오는 16일 면접을 진행한다.

한수원 신임 사장 공모에는 13명이 지원한 가운데 7명이 서류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류심사를 통과한 7인은 김무환 포항공과대학 교수, 김범년 전 한전KPS 사장, 김회천 전 남동발전 사장, 박원석 원자력산업정책연구원 원장, 이종호 전 한국수력원자력 기술본부장, 조병옥 한국방사선안전협회 이사장, 전휘수 전 한국수력원자력 기술부사장 등이다.

유력한 차기 한수원 사장 후보로 예상됐던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 한병섭 원자력안전연구소 소장 등은 서류심사에서 탈락한 것으로 파악된다.

서류심사 통과자 7인을 살펴보면 학계 출신인 김무환 교수, 원자력연구원 출신 박원석 원장, 한전 출신 김회천 전 사장을 비롯해 한수원 출신 4인 등이다. 김범년 전 사장은 한수원에서 발전본부장을, 조병옥 이사장은 품질안전본부장을 지냈다.

면접 대상자는 모두 원전 업계에서 전문가로 여겨질 인사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이정윤 대표나 한병섭 소장도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전력기술 등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어 전문가로 볼 수 있으나 원전 관련 시민단체 활동,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 캠프에서의 활동 등으로 더 주목을 받았다.

결국 한수원 임원추천위원회의 서류심사 결과는 논란을 최소화하고 전문성을 가장 중요하게 보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한수원의 서류심사 결과는 공공기관장 인선에서 전문성을 가장 중요하게 보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인사 방향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크다.

이재명 정부는 6월 출범 이후 장관 인선을 비롯해 미국과 관세협상, APEC 개최 등 국정 현안이 이어지면서 현재까지 주요 공공기관장 인사에서 속도를 내지 못했다. 

11월 들어서야 기관장이 공석인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인선 절차에 속도가 나기 시작했다. 에너지 관련 공기업 가운데는 한수원을 비롯해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에너지공단 등이 사장 공모를 앞두고 있거나 현재 인선 절차가 진행 중이다.

다만 현재까지 인사가 이뤄진 주요 공공기관장 인선 결과를 보면 이전까지 언제나 강력한 후보군이었던 관료 출신의 약세와 내부 출신 전문가 중시 기조가 눈에 띈다.

비교적 일찍 진행된 금융권 공기업 인사에서는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 황기연 수출입은행장 등 모두 각 기관 최초로 내부 출신 수장이 임명됐다. 인선 작업이 막바지 단계인 기업은행장 역시 김형일 전무이사,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 등 내부 출신이 유력하게 거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 차기 사장 윤곽 드러나, 이재명 정부 인사에 전문성 중시 엿보여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국토교통부 업무보고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획재정부 출신이 특히 강세를 보이는 금융권 공공기관 인사에서 관료 배제 분위기가 뚜렷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에너지 분야 공공기관 역시 비슷한 기조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15일 임명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는 김성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기용하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지냈으며 의원으로 활동할 때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연금 관련 분야에서 의정활동을 해 전문성을 인정받는 인사다.

가스공사에서는 면접까지 진행해 정치인 1명과 전문가 4명이 후보자로 추려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부터 진행된 중인 생중계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전문성을 중시하는 태도를 강하게 보여주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12일 업무보고에서는 업무 내용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는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향해 “저보다 아는 게 없다. 보고서에 쓰인 사실 말고는 하나도 아는 게 없다”며 강도 높은 질책을 했다.

반면 지난 11일 진행된 농림축산식품부 업무보고에서는 변상문 식량정책관이 구체적 수치를 들며 막힘없이 답변하자 “대단하십니다”라며 칭찬을 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