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행명 명인제약 상장 승부수, 전문경영인 체제로 글로벌 CDMO 기반 닦는다](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9/20250915161938_254102.png)
▲ 이행명 명인제약 대표이사 회장이 1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행명 대표이사 회장은 1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명인제약 기자간담회에서 창립 40년 만에 상장에 나선 이유를 놓고 이렇게 설명했다.
명인제약은 40년 동안 단 한 번도 매출 성장이 꺾이지 않은 국내 중추신경계(CNS) 1위 제약사다.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 우울증, 조현병, 불안장애, 수면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 다양한 뇌질환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겉보기에는 상장을 할 이유도 없어 보인다. 최근 3년 동안 평균 영업이익률 30%를 유지했고 2025년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은 8.89%에 불과하다. 7년 동안 외부 차입도 하지 않았을 만큼 탄탄한 현금창출력과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비상장사라는 한계는 분명했다. 이 회장이 명인제약을 글로벌 중추신경계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선택한 길은 결국 상장이다.
이 회장은 “해외에서 글로벌 라이센스 인이나 신약 공동 연구 전략적 파트너십을 추진할 때마다 상장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애로사항이 많았다”며 “기업 발전의 핵심인 신입사원 채용에서도 비상장사는 기피되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파트너십을 추진할 때 아예 초기 단계에서 접촉조차 이뤄지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강희진 명인제약 IR TF 부장 부장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국내에 약물을 출시하는 과정에서 연락조차 받지 못하거나 협상에서 제외된 적이 많았다”며 “상장사가 아니다 보니 정보 접근성이 떨어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1985년 명인제약을 창업한 뒤 줄곧 대표 자리를 지켜온 그는 이번 상장을 놓고 사업적 목적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히면서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는 길을 닦기 위한 시도라는 점도 동시에 드러냈다.
이 회장은 “기업 경영은 반드시 능력 있는 전문 경영인이 맡아야 한다는 것이 나의 소신이다”며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3~4년 이내에 전문 경영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며 상장은 경영 철학을 이어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상장을 승계와 연결짓는 시각도 있지만 대주주 지분이 충분한 상황에서 승계만을 고려했다면 굳이 상장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라며 승계 논란을 일축했다.
명인제약은 상장 이후 주주와 성과를 공유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현재 20% 수준인 배당성향을 제약업계 최고 수준인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이 회장이 세운 목표다.
명인제약은 국내 중추신경계 치료제 기업 가운데 제품군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단독 제품도 가장 많다. 중추신경계 치료제 특성상 병용 처방이 많은데 명인제약이 업계에서 우위를 지켜왔던 이유다.
강 부장은 “우리나라 환자들은 외국 제약사들의 약물을 복용할 때 부작용이 강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더 낮은 용량의 약물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정신과 약물은 하나의 성분이 6~7개까지 다양한 함량으로 출시되기도 하는데 용량을 세분화하는 기술은 쉽지 않다. 명인제약은 이같은 영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현장] 이행명 명인제약 상장 승부수, 전문경영인 체제로 글로벌 CDMO 기반 닦는다](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9/20250915163502_243755.png)
▲ 이행명 명인제약 대표이사 회장이 1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펠렛 제형은 약품을 작은 과립 형태로 만든 제형 직경 0.5~2mm 알갱이다. 과립을 어떻게 도포하느냐에 따라 약물 방출을 조절할 수 있어 약효 지속시간 증가하거나 복용 횟수를 감소시킬 수 있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3조 원, 국내는 3500억 원 수준에 이른다.
강 부장은 “펠렛 제형은 특히 중추신경계 치료제에 강점을 가진다”며 “중추신경계 약물은 흡수 및 방출이 중요한데 명인제약이 강점을 가진 분야”라고 말했다.
명인제약에 따르면 국내 펠렛 제형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회사는 현재 증설하고 있는 펠렛 공장에서 자체 물량의 50%를 채우고고 나머지는 위탁개발생산 물량으로 채워 안정적인 가동률을 확보하기로 했다. 해당 공장은 2026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승인을 받고 2027년 2분기부터 생산을 시작한다.
현재 명인제약 수출 비중은 1%도 되지 못하지만 펠렛 공장이 가동되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구체적 수출 목표치는 잡아두지 않았다.
명인제약은 이번 상장에서 340만주를 공모하기로 했다. 희망 공모 가격 범위는 4만5천~5만8천 원이며 총 공모 금액은 1530억~1972억 원 수준이다. 수요예측은 15일까지이며 일반 청약은 18일과 19일 이틀 동안 진행된다. 대표 주관은 KB증권이 맡았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