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업계부터 지방자치단체까지 워케이션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IT기업, 스타트업을 비롯해 대기업들 사이에서도 재택근무를 넘어 워케이션 제도 도입이 확산하면서 워케이션 사무실 등 공간에 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 CJENM이 제주도 월정리에서 운영하고 있는 거점 오피스 모습. < CJENM > |
워케이션이란 업무(work)와 휴가(vacation)의 합성어다. 자연경관이 좋은 지역 등에서 휴식을 취하며 업무를 볼 수 있는 근무형태를 말한다.
30일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코로나19로 비대면 업무문화가 확산하면서 오피스공간 영역에서 완전히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
CJENM은 올해 2월부터 직원들이 제주도에서 한 달 동안 살면서 일하는 기회를 주는 인사제도를 정식으로 도입한다.
비대면솔루션 전문기업 알서포트는 올해 부산에 거점 오피스를 열고 ‘한 달 동안 부산에서 생활하며 근무하기’ 등 워케이션 제도를 시행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가장 앞선 곳은 핀테크기업 비바리퍼블리카 토스로 이미 지난해말 경상남도 남해에 직원들이 쉬면서 업무를 볼 수 있는 숙소 겸 사무실을 만들어 시범운영했다.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에 발맞춰 부동산개발시장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재 일자리가 몰려있는 서울 등 도심을 벗어난 지역 토지개발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새로운 사업모델이 등장한 셈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부동산 미디어플랫폼 땅집고는 현재 국내 유명 건축회사 간삼건축 계열사 간삼생활디자인과 손잡고 워케이션 오피스 빌리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땅집고와 간삼생활디자인은 우선 수도권 주변에 호수, 계곡, 강이나 숲 등을 끼고 있는 지역 토지 매입에 나섰다. 두 기업은 경기 양평에 워케이션 오피스 빌리지 1호 단지를 운영하고 있고 전국 4~5곳 지역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워케이션 오피스 빌리지는 일도 하면서 휴식도 즐길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지역에 모듈러 건축공법으로 만든 사무실 건물을 세워 운영하는 방식이다. 업무공간 외에도 남은 땅에 대형텐트 등을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이나 야외수영장, 골프퍼팅장 등 시설을 조성한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지역 활성화, 관광산업 육성 등을 위해 워케이션 오피스 조성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제주도는 2022년 워케이션 등 기업의 거점오피스 프로그램 운영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제주도는 관광산업에 특화돼 있는 만큼 기업과 인구를 유치할 수 있는 워케이션 사업이 지역사회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CJ그룹 계열사 CJENM은 제주 월정리에 거점 오피스를 세웠고 직원들에게 숙박비와 교통비도 지원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워케이션하기 좋은 지역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도는 워케이션 대상지역으로 ‘성장가능성’과 ‘선호도’에서 유망지역이라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산과 바다 등 자연환경을 고루 갖춘 강원도도 워케이션 관련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강원도 횡성군은 최근 국토교통부의 2022년 지역거점 스마트시티 공모사업지로 선정됐는데 지역거점 사업의 핵심을 워케이션 센터 구축에 뒀다.
횡성군은 일과 여가, 관광이 동시에 가능한 워케이션 시티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양양군도 기업의 워케이션 사무실 유치 등에 적극적이다. 한화생명은 리모트 워크플레이스 제도를 도입한 뒤 강원도 양양에서 워크 플레이스를 운영했다.
CJ제일제당 디지털사업본부도 2021년 12월 양양군과 평창군 일대에서 기업형 강원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했다. 강원관광재단은 인터파크투어, 야놀자 등과 함께 워케이션 특화 상품을 기획해 완판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대전시는 유성구 성북동 방동저수지 일대 개발사업안에 개인별 또는 소그룹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유사무실 등이 갖춰진 워케이션센터 조성 계획을 포함했다.
대전 방동저수지 일대는 자전거와 트레킹 코스, 레포츠숲, 산림욕장, 생태하천 등을 포함한 힐링빌리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 기업의 절반이 재택근무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또 기업의 52%는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재택근무 제도를 유지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하다.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생활과 일, 여행 사이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며 워케이션 시대가 열려 여행의 혁명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어비앤비는 글로벌 숙박공유플랫폼으로 세계 220여개 국가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