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신한금융지주에 따르면 조 회장은 31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 참석하기 위해 해외출장을 떠났다.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는 정부 대표단과 국제기구, 기후변화 전문가, 산업계 등에서 3만 명 이상이 참석해 기후변화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로 파리기후변화협약 등 탄소배출량 감축이 주요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 회장은 탄소배출과 관련된 국제 동향을 점검하고 ESG와 관련된 관계자들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조 회장은 COP26에 참석하기 위해 27일 출발했으며 11월13일 귀국한다”며 “영국 외에 미국 뉴욕과 프랑스 파리를 방문해 글로벌 투자자들과 만나는 일정도 잡혀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탄소배출 등 기후변화에서 금융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조 회장은 올해 2월 그룹사 CEO가 모두 참석한 ‘ESG추진위원회’에서 “ESG는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대비하고 기업의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백신과도 같다”며 “ESG가 기업의 리스크요인으로 점검되는 단계를 넘어서 새로운 기회 창출의 영역임을 인식하고 활용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2018년 기후변화 대응과 저탄소경제 전환에 앞장서겠다는 경영비전을 선포하고 2050년까지 신한금융그룹 자산 포트폴리오의 탄소배출량을 ‘넷제로(순배출량 0)’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고탄소 배출기업과 산업에 투자와 대출을 줄이고 친환경기업에는 금융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이미 국내 탄소배출권 할당 대상업체와 온실가스, 에너지목표 관리업체 1042개 회사의 탄소배출량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여 관리해오고 있다. 내부 탄소배출량 측정과 관리를 넘어 국내 금융사 최초로 자산의 탄소배출량을 과학적 근거에 따라 정밀하게 측정해 목표치를 세우고 관리하는 것에 가장 큰 차별점이 있다.
친환경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그룹의 수익성으로 직결될 수 있다.
신한금융지주가 발간한 ‘2020 ESG 하이라이트’ 보고서를 살펴보면 주요 고탄소업종 내 업체가 현재 수준의 탄소배출량을 유지한다면 상당수의 업체가 마진축소 등의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기준 신한금융그룹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기업들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탄소비용은 2030년 1조16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기후변화에 얼마나 잘 대처했느냐에 따라 신한금융이 투자하거나 대출을 한 주요 기업들의 위치가 바뀔 공산이 큰 것이다.
ESG등급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면 더 높은 수익으로 돌아온다는 것은 이미 어느정도 입증됐다.
금융분석기관 모닝스타에 따르면 최초의 ESG지수인 ‘MSCI KLD 400 지수’는 1990년부터 2020년까지 30년 동안 연평균 수익률이 10.7%였다. 이는 미국의 대표 3대 지수 가운데 하나인 S&P500의 연평균 수익률 10.2%를 웃도는 수치다.
또 S&P500에 포함된 기업 가운데 2005~2015년 파산한 기업은 17곳이었는데 15곳은 직전 5년 동안 ESG 등급이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ESG 성적이 나쁜 기업만 피하더라도 투자에 실패할 확률을 낮출 수 있는 셈이다.
미국 최대은행인 JP모건체이스가 올해 6월 ESG 투자 플랫폼 ‘오픈인베스트’를 인수한 것도 ESG를 향한 글로벌 금융사들의 변화를 방증한다.
▲ 신한금융그룹의 탄소 감축 목표. <신한금융그룹 2020 ESG 보고서>
오픈인베스트는 이용자들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분석해 ESG 기여도를 보여주고 맞춤형 ESG 투자 상품도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JP모건체이스는 고객들이 점차 그의 포트폴리오가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싶어한다는 점을 파악해 전격적으로 오픈인베스트를 인수했다.
조 회장은 재생에너지사업 투자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태양력, 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사업은 다른 사업대비 사업규모가 크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금융기관의 참여를 전제로 개발된다. 게다가 재생에너지는 에너지효율사업이나 연료전환사업에 비해 투입비용 대비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월등히 높은 만큼 사업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신한금융은 금융지원금액당 탄소배출 상쇄효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툴(장치)을 갖추고 있는 만큼 앞으로 적극적으로 사업성 있는 재생에너지사업에 투자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경쟁 금융사들보다 선제적으로 ESG에 부합한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미래 혁신기업을 발굴하고 이를 통해 신한금융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세계적 트렌드에 맞춰 ESG에 부합한 기업들로 그룹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점차 변경하고 있다”며 “금융의 기능과 역량을 활용하여 각 산업의 변화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