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카카오가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추진에 공식적으로 제동을 걸었다.

재무적 투자자(FI)가 보유한 지분만 유동화하는 현 상장 구조가 모회사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하고, 중복 상장에 따른 주가 저평가(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 23일 카카오 이사회가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추진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는 23일 공시를 통해 “이사회 논의 결과 현재 구조로 추진 중인 카카오모빌리티의 미국 ADR 상장에 반대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의 2대 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PEF) TPG는 그동안 과반 의석을 가진 ‘주주가치제고위원회’를 통해 투자금 회수(엑시트) 방안을 논의해 왔다.

이 과정에서 TPG가 보유한 지분만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미국 ADR 상장이 검토됐고, 실제로 지난 7월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 상장 공모 신청서가 제출되기도 했다.

카카오 이사회가 이번 상장을 반대한 것은 상장이 특정 주주의 유동화에만 집중되어 있어 일반 주주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돌아오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카카오와 카카오모빌리티 간 투자 수요 분산 △중복상장에 따른 순자산가치(NAV) 할인 심화 △주주 간 이해 상충 및 미국 증권법상 모회사의 법적 책임 부담 우려 △상장을 통한 카카오 본사의 직접적인 현금 유입이 없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다만 카카오는 FI의 투자금 회수 자체를 가로막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회사 측은 “재무적 투자자의 자금 회수 필요성은 공감한다”며 “상장 구조가 개선돼 모회사 일반주주에게도 경제적 편익이 돌아오거나, 금융당국의 요청에 따라 필요성이 인정될 경우에는 재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TPG는 2017년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로부터 물적분할 될 때 5천억 원을 투자한 초기 투자자다. 2021년 추가 투자를 거치며 현재 TPG 컨소시엄은 약 2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TPG가 카카오모빌리티에 투자한 지 9년이 지나면서 투자금 회수에 대한 압박이 커졌다.

이에 미국 ADR 상장을 추진해 왔으나 모회사인 카카오가 반대 의사를 표시하면서 사실상 중단 수순을 밟게 됐다. 정희경 기자